40여 년간 교직생활 틈틈이 사진작가 활동을 해온 교장 선생님이 첫 개인전을 연다.
주인공은 광주 서구 송학초교 장석권 교장(62).
교편을 막 잡기 시작할 때쯤 이웃에 살던 선배가 몇 번 찍어준 흑백사진의 매력에 푹 빠져들어 카메라를 잡았던 것이 벌써 30년을 훌쩍 넘겼다.
장 교장은 23일 "동료 교사이기도 한 이 선배는 지금은 고인이 됐지만, 사진의 의미 등을 깨닫게 해주는 등 많은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장 교장은 대한민국 사진전람회, 동아국제사진살롱전 등 내로라하는 공모전에서 수십 차례 수상 경력이 말해주듯 지역 사진계에선 이름 석 자가 쾌 알려져 있는 중견작가다.
금강산에서 한라산까지 온 산하(山河)와 시골장터, 학교현장의 동심까지 찾아 앵글에 담았던 수백 점의 필름이 책상 속에서 그대로 쌓이는 것이 못내 아쉬웠다는 그는 이 개인전으로 아름다운 퇴임을 마무리하고 싶었다.
장 교장은 "사진은 순간을 영원 안에 가두어 놓을 수 있다는 매력과 찍는 순간 청각을 때리는 경쾌한 셔터의 연속적인 짜릿함과 그 소리가 좋아 30여년을 보내고 있다"며 "오는 8월 말 정년 퇴임을 앞두고 준비한 전시회여서 의미가 더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이번 개인전의 타이틀도 '찰나의 흔적(痕迹)'이다.
인간의 눈에 보이는 사실적 현상만이 아닌 시각, 청각, 감각적 요소가 정지된 화면 속에 모두 녹아있는 종합적 심상 예술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갈대밭의 흔들림에서 바람의 소리를 들을 수 있고, 복슬강아지 솜털에서 어머니의 가슴 속 따스함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사진이, 장 교장의 사진이다.
한국사진작가협회 장지영 자문위원은 "그가 묘사하는 영상은 언제나 세련된 구도 속에 심미적이며 주관적 메시지가 뚜렷하게 나타난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장 교장이 그동안 앵글에 담았던 수백 점 가운데 140여점이 25일부터 29일까지 광주학생교육문화회관 제1전시관에서 관람객을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