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가 단과대 통폐합 등 학과 구조조정안을 확정한 데 이어 성균관대도 인문·사회·자연과학계열 등을 통합한 문리과학대(가칭) 신설을 추진한다.
24일 대학가에 따르면 성균관대는 학문의 융복합을 위한 학사구조 개편과 성과주의 보상체계 등이 담긴 '비전(VISION) 2020' 초안을 완성해 학내 구성원을 상대로 의견 수렴에 들어갔다.
초안에는 문과대와 사회과학부, 경제학부, 자연과학부 등을 문리과대학으로 통합한다는 계획이 담겨있다.
전공 특수성을 고려해 의과대, 사범대, 경영학부, 약학부 등은 별도 운영된다.
문리과대학에 입학한 학생은 1~2년을 학부대학에서 기초교양과정 수업을 듣고 세부 전공을 선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대 관계자는 "학과를 통폐합하는 개념이 아니라 학생들에게 전공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의미라고 보면 된다"며 "전공 하나만으로는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워 다양한 전공을 선택할 수 있도록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초안에는 교수 연봉과 관련, 2011년부터 3년간 누적연봉제를 시행하고 2014년 이후 완전연봉제로 전환해 성과주의 보상체계를 갖춘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성대는 2004년 '비전 2010'을 수정, 보완한 '비전 2010+'의 발전 계획이 내년 2월 시효가 끝남에 따라 삼성경제연구소에 의뢰해 '비전 2020'을 준비했다.
대학 기획조정처는 이달부터 단과대 별로 교수를 상대로 설명회를 열고 있으며 6월 초 학생을 대상으로 첫 설명회를 개최해 의견을 수렴한다. 비전 2020 선포식은 8월께 있을 예정이다.
그러나 의견 수렴과정에서 비전2020 안이 인문학의 황폐화를 가져오고 교수 간 적대관계를 조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일부 교수가 반발해 선포식까지 진통을 겪을 전망이다.
문과대 교수들은 학내에 대자보를 붙이고 "비전 2020안은 학문의 전문화와 심화를 통해 구축되는 학문융합의 기반을 붕괴시킬 것"이라며 "교수 상호간 적대관계를 조장하는 승진 및 보수 제도로 학문 공동체와 융합문화도 파괴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대학 관계자는 이에 대해 "초안을 마련해 구성원의 의견을 듣는 단계이지 모집단위를 광역화할지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