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봉을 쪼개 반찬 재료를 사고 정성껏 밥을 지어 학생들에게 바치는 섬마을 선생님들의 제자사랑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참 스승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각박한 세상에 섬 학생들의 꿈과 희망이 이뤄질 수 있도록 무한 헌신 봉사에 나선 이들이야말로 참 스승이라고 주민들은 칭송하고 있다.
주인공은 진도에서 뱃길로 1시간 거리로 자연경관이 빼어난 아름다운 섬, 조도의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는 조도고 조연주(46·도덕) 교사 등 11명이다.
이들은 이농현상과 저출산 등으로 1981년 개교 이후 1583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학교가 이제는 학생 12명의 '초미니 학교'로 전락한 데 가슴이 아팠다. 경제적, 도서 특성상 과외학습을 받기 어려운 학생들을 볼 때는 더욱 그랬다.
면학 분위기가 저하된 이 학교에 새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지난 3월 김준호 교장과 조 선생이 부임하면서부터다.
김 교장은 면학 분위기 조성과 함께 꿈과 희망이 넘치는 진도의 명문고를 만들고자 교사 11명의 협조를 얻어 야간자율학습을 시작했다.
방치되던 학교 창고가 급식실로 개조됐다.
야간 자율학습이 시작됐지만, 학생들이 주린 배를 감싸 안고 공부하는 것을 본 조 교사가 일주일간 손수 김밥을 싸 나눠주자 학교 측이 급식실을 만든 것.
급식실이 만들어졌지만, 부식비와 밥을 하고 국을 끓이는 일이 문제였다.
뜻을 같이하는 교사 5명과 함께 박봉을 쪼개 부식비를 해결한 조 교사는 방과 후 급식소 일을 도맡아 하는 '주방 아줌마'로 변신했다.
드디어 지난 달부터 조손가정 등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 12명에게 무료 급식이 시작돼 학생들의 배고픔이 사라지면서 덩달아 면학 분위기도 좋아졌다.
조도면 출신인 조 교사는 24일 "주변의 도움으로 쌀은 해결됐지만, 반찬 재료 값은 십시일반 선생님들이 모아 해결하고 있다"면서 "면학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학생들이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느끼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 보람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