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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교원 아닌 일용직' 시간강사의 안타까운 자살

교원 지위 회복, 생계 지원 등 처우 개선책 필요

10년 경력의 한 대학 시간강사가 교수 임용에서 탈락하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 시간강사들의 열악한 처지가 새삼 부각되고 있다.

26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께 광주 모 사립대학의 시간강사 서모(45)씨가 광주 서구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연탄을 피워 놓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은 서씨가 최근 교수 임용에서 탈락하자 이를 비관해왔다는 유족들의 진술을 토대로 서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서씨는 서울의 모 대학에서 학부를 마치고 이 대학에서 영어영문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2000년부터 이 대학에서 시간강사로 근무해 왔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전임교수를 꿈꾸며 '보따리 장사'로 전락한 자신의 삶을 감내해 왔다.

이 대학의 시간당 강의료는 3만 3천원으로, 서씨는 교양영어를 담당하며 1주일에 10시간을 강의했고, 언어교육원 강의까지 포함해 서씨의 한 달 수입은 150여만원에 불과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식당에서 일하는 아내(45)와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는 자녀를 둔 서씨에게는 가장으로서 체면을 세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돈이었다.

서씨는 2주 전 다른 대학의 교수 공모에 지원했지만 탈락하자 결국 사랑하는 가족을 남겨두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서씨의 대학에만 680여명, 광주와 전남 지역에만 1500여명의 시간강사가 서씨와 같이 열악한 처지에서 교수가 되겠다는 일념만으로 출구가 보이지 않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대학의 시간강사는 모두 7만 2천여명으로 추정되며, 이들은 시간당 강의료 3만 5천원~6만 4천원을 받고 전국 4년제 대학 전체 강의의 55%를 담당하고 있다.

한국비정규교수노조 조선대분회 정재호 분회장은 "시간강사들은 전임교수로 갈 수 있는 출구도 없는 현실에서 일용직 취급을 받으며 자긍심도 없는 삶을 살고 있다"며 "교원의 법적 지위를 회복하고 경제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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