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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첫 진보 서울교육감 탄생에 교육계 초긴장

"경쟁교육 심판", "이념교육 우려" 반응 교차
교육계·학부모 "급격한 변화는 지양" 주문

서울에서 사상 처음으로 인권을 앞세운 진보 성향의 교육감이 탄생함에 따라 교육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학부모 사이에서는 "다소 의외의 결과지만 기대된다", "당혹스럽고 우려스럽다"는 등의 반응이 교차했다.

서울과 경기 등 전국 6곳에서 진보진영 교육감이 탄생한 상황에 가장 당혹스러워하는 곳은 교육과학기술부와 서울시교육청.

특히 교과부는 이들 새 교육감이 학업성취도 평가, 전교조 교사 징계, 교장공모제 확대 등 각종 핵심 교육정책에 제동을 걸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애쓰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명박정부가 야심차게 준비해온 교육정책이 제대로 시도해보기도 전에 싹이 잘리는 상황을 우려하기는 일선 교육청도 마찬가지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모든 교육정책이 멈추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며 혼란스러운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시민의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갈렸지만 교원단체와 일부 학부모단체들은 새로운 교육감 탄생에 축하의 메시지를 전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논평에서 "현 정부 교육정책에 대한 엄중한 중간평가다. 교육정책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새로운 교육감의 탄생을 축하하며 앞으로 공교육 발전과 사교육 감소를 위해 현장을 중심으로 뛰어달라. 중앙정부와 갈등하기보다는 대화를 통해 협조해나가야한다"고 당부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논평을 통해 "현 정부의 시장만능주의 교육정책을 심판하는 의미를 담은 선거 결과다"고 평가했다.

전교조는 서울뿐 아니라 전국에서 진보인사들이 잇따라 교육감 진출에 성공한 것을 강조하며 "국민과 학부모가 교육정책의 문제점을 정확히 진단하고 변화의 필요성을 표로 보여줬다"며 "정부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참교육학부모회 윤숙자 정책위원장은 "곽노현 후보 당선으로 서울의 입시 위주 교육이 혁신학교를 중심으로 한 배려 교육으로 전환될 것으로 본다"면서 "경쟁보다는 협력을, 차별보다는 지원을 내세우는 행복한 교육을 이뤄달라"고 주문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 김성천 부소장도 "곽 후보뿐 아니라 이번 선거에서는 진보 교육감의 약진이 두드러져 일종의 진보네트워크를 이루는 데 성공했다. 학력신장 정책 등을 거부만 하지 말고 수용할 건 수용해야한다"고 제언했다.

하지만 보수 성향의 학부모단체인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모임의 최미숙 상임대표는 "교육감 철학에 따라 지역의 교육수준은 물론 사회 전반의 삶이 달라질 수 있다"며 곽 후보의 당선에 우려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학교에 대한 자율성 보장, 교원평가와 학업성취도 평가 등의 성과를 지켜달라고 당부하며 "반대표도 많았다는 점을 잊지 말고 다른 입장을 받아들여 절름발이 교육, 편식교육이 되지 않도록 노력해 달라"고 요구했다.

교육비리 근절을 위해 소신 있는 정책을 펴나가되 급진적인 정책은 될 수 있으면 지양해달라는 주문도 나왔다.

우신고 권종현 교사는 "공정택 전 교육감은 부패를 방조하면서 그 안에서 기득권을 누린 면이 컸는데 그런 문제를 일소해줬으면 한다"고 말했고, 익명을 요구한 강남의 모 고교 교사는 "예전의 정책을 무조건 부정할 게 아니라 부작용을 추스르면서 발전을 도모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광진구에 거주하는 한 주부는 "교육감이 젊고 인권 등을 강조해온 만큼 학생들의 삶에 관심을 쏟아달라"고 했지만 송파구에 사는 30대 주부는 "서울교육이 갑자기 이념교육 쪽으로 쏠리는 것 아닌지 걱정된다"는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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