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학교가 올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조성해 지급한 '학우사랑 장학금'이 감동 릴레이로 이어지고 있다.
울산대학교(총장 김도연)는 8일 오후 2시 대학 내 다매체강당에서 학우들이 동료 학우를 도우려고 모은 '학우사랑 장학금' 전달식을 열었다.
이날 전달식에서 2억 6936천만원의 장학금이 101명의 학생에게 전달됐다.
2학기 등록금 전액인 412만원을 받은 자연과학대학 물리학과 4년 이성기(24)씨는 이날 "동료에게 받은 고마움을 후배들에게 갚겠다"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이씨는 선천성 골형성부전증을 앓는 지체 2급 장애인이지만 열심히 공부해 높은 학점을 유지하고 있다.
이씨의 아버지는 지체 2급 장애인이고 어머니는 지체 4급 장애인이다. 어머니가 자동차부품을 생산하는 장애인작업장에서 버는 월 80만원 정도로 이씨 가족이 생활하고 있다.
이씨는 "학우들이 모아서 준 장학금을 받아 감동스럽다"며 "장학금의 의미를 되새겨 사회적 약자층을 돕는 사회복지사가 되겠다"고 말했다.
2학기 등록금 전액인 500만3천원을 받은 김길수(가명·음악학부 4)씨는 "학우사랑 장학금 제도로 휴학하지 않고 마지막 학기를 마치고 졸업할 수 있게 됐다"며 "절박한 현실에서 도움을 받은 만큼 졸업 후 열심히 돈을 모아 나와 같은 처지에 놓인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 한 부모 가정에서 암으로 투병하는 어머니를 간호하면서 아르바이트 생활로 근근이 대학에 다니는 자매, 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삼촌 댁에 얹혀살게 된 학생, 수입이 전혀 없는 가정으로 학자금 대출을 5회나 받아 학업을 이어가는 학생 등에게도 장학금이 지원됐다.
김도연 울산대 총장은 이날 장학증서 수여식에서 "우리 대학 구성원의 따뜻한 정이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에게 전달되어 매우 기쁘다"며 "오늘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도 사회에 나가 어려운 이웃에게 따뜻함을 전달하는 감동 릴레이를 이어 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학우사랑 장학금은 울산대가 올해 등록금을 동결하는 대신 신입생과 재학생 2647명이 자발적으로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우를 도우려고 등록금에다 5만원씩을 더 내는 방식으로 1억 3235만원이 모였다.
여기에다 교직원 3701만원, 울산대학교 재단인 울산공업학원(이사장 정몽준)이 1억원을 내 모두 2억 6936만원을 이날 학생들에게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