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국선언 교사의 징계를 유보한 혐의(직무유기)로 불구속 기소된 김상곤(60) 경기도교육감에 대한 첫 공판이 8일 오후 2시 수원지법 110호 법정에서 형사11부(유상재 부장판사) 심리로 열렸다.
김 교육감은 모두진술을 통해 "공소사실에 동의할 수 없다.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을 바란다는 말씀 외에 다른 말씀을 드릴 것이 없다"고 말했다.
김 교육감의 변호인인 김칠준 변호사는 "시국선언이 헌법상 '표현의 자유'에 해당하는지 판단의 여지가 있고, 법률전문가 9명의 자문결과 7대2로 시국선언은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교육청이 범죄처분결과통보서를 받고도 많은 사건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하지 않았던 점에 비추어 교육감에게 징계의결 요구에 대한 '상당한 재량'이 있다고 판단된다"며 "징계의결 요구를 안 하면 직무유기가 된다는 검찰의 판단은 잘못됐다"고 덧붙였다.
이날 재판에는 김 교육감을 고발한 교육과학기술부의 교원단체협력팀 박모 사무관과 경기도교육청 공보담당관실 안모 교사가 각각 검찰과 변호인측 증인으로 출석, 고발 이유와 징계의결 요구 유보 경위에 대해 증언했다.
재판정에는 진보 성향의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당선자와 김승환 전북도교육감 당선자가 나와 김 교육감에게 힘을 실어줬다.
김승환 전북도교육감 당선자는 "김 교육감과의 친분 관계로 왔다. 검찰권의 관점에서 볼 때 수치스런 사건으로 18세 미만의 어린 아이도 판단할 수 있는 사건"이라고 검찰을 비판했다.
'김상곤 교육감 탄압저지와 민주적 교육자치 수호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회원 30여명은 재판에 앞서 수원지법 앞에서 집회를 열어 "검찰의 기소는 명백한 공소권 남용이므로 법원의 엄정한 재판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 교육감은 시국선언을 주도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 집행부 14명에 대한 검찰의 기소 처분을 통보받고도 1개월 안에 징계의결을 요구하지 않은 혐의로 지난 3월 5일 불구속 기소됐다.
다음 공판은 오는 21일 오후 2시에 열린다. 2차 공판에는 시국선언에 참가한 이모 교사와 전교조 경기지부 전 간부 김모 교사가 변호인 측 증인으로 출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