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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섬주민 "학생 통학위해 도선 늘려주세요"

인천 낙도 주민들이 섬 학생들의 통학권 보장을 위해 여객선(도선)의 운항시간 연장을 요구하고 있지만 해당 선사가 비용 부담 때문에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주민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21일 인천시 옹진군과 주민들에 따르면 옹진군 북도면 4개 섬(신도·시도·모도·장봉도)과 중구 영종도 사이에는 1일 12차례(금·토 13차례) 도선(渡船)이 다닌다.

정원 300여명 규모의 이 선박은 장봉도와 신도를 거쳐 영종도에 도착, 다시 장봉도로 돌아가는 1시간 코스를 운영하며 이곳 섬 주민들을 실어 나르고 있다.

영종도에서 다리를 건너면 인천으로 갈 수 있기 때문에 이 선박은 북도면 섬 주민들이 인천으로 통하는 유일한 교통수단이 되어 주고 있다.

북도면 4개 섬지역에 살고 있는 중·고등학생 40여명은 매일 오전 7시와 7시 30분 장봉도와 신도에서 각각 출발하는 첫 배를 타고 영종도에 도착, 버스를 갈아타고 단체 등교한 뒤 수업을 마치는 대로 영종도발 도선을 타고 귀가한다.

중학생의 경우 수업이 일찍 끝나기 때문에 오후 6시 10분 마지막 배를 타는 데 큰 무리가 없지만 고등학생들은 배를 타기 위해 보충수업 또는 야간자율학습 도중에 학교를 빠져 나와야 한다.

살고 있는 섬에 학원이 없기 때문에 남들처럼 학원 또는 과외 수업을 받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고, 마지막 배를 놓치면 같은 마을 친구들끼리 찜질방에서 자거나 인천에 있는 친척 또는 친구집에서 신세를 져야 한다.

일부 학부모는 경제적 부담을 무릅쓰고 자녀를 영종도로 유학 보내기도 하지만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후 땅값이 비싸진 영종도에 '두집 살림'을 차리는 것이 여간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라고 주민들은 입을 모은다.

주민들은 오후 8~9시께 1차례 더 영종도발 도선을 운항해주면 학생들이 학교 수업을 듣는 것도 여유롭고 학원 다니기에도 무리가 없다고 해당 선사에 요청하고 있다.

장봉도에서 영종도로 매일 통학하는 김샛별(16·영종국제물류고 1학년)양은 "방과 후 친구들과 놀고 싶고 자격증을 따기 위해 컴퓨터 학원도 다니고 싶은데 학교 끝나면 집에 곧장 와야 해 불편하다"며 "중학교 때는 세살 위 친오빠와 영종도에서 자취했는데 생활비가 많이 들어 다시 집에서 통학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1학년 딸을 둔 장봉도 주민 김춘심(51·여)씨는 "딸이 매일 마을버스를 타고 선착장에 내려 배를 탄 뒤 영종도에서 버스를 갈아타고 학교에 가는데 2시간은 족히 걸린다"라며 "가끔 집에 오는 배를 놓치면 학교 인근 찜질방이나 친구집에서 자야 하기 때문에 늘 비상금을 챙겨준다"라고 말했다.

주민들의 이 같은 호소에도 불구하고 1999년부터 장봉도~신도~영종도 3개 섬을 오가는 도선 3척을 운영 중인 선사는 경제적 부담을 이유로 운항시간 연장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세종해운 변준열 전무는 "겨울철 관광객이 적을 때는 학생 1명을 태우고 북도면 섬지역에 들어갈 때도 있다"며 "도선을 밤늦게 1차례 더 운항하면 인건비, 연료비 등 연 2억원이 추가 소요될 것으로 보는데 현재 수입으로는 도저히 어렵다"라고 말했다.

일부 주민은 1개 선사가 취항하는 독점 노선의 횡포라며 다른 선사의 취항을 바라기도 하지만 낙도지역이라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지난 수년간 해경에는 복수 취항을 인정해달라는 다른 선사의 허가 신청조차 없는 상황이다.

도선 운항시간을 둘러싼 주민과 선사간 갈등은 오래 전부터 계속돼 왔지만 해결이 쉽지 않아 일각에서는 중앙정부나 지자체에서 선사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인천시 옹진군 관계자는 "해당 선사에서 주민 의견을 받아들여 운항시간을 연장해준다면 옹진군에서 관련 조례를 만들어 선사가 손해 보는 만큼의 비용을 대줄 수 있는지 법률 검토를 하고 있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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