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노동자 지원단체인 지구촌사랑나눔은 국제다문화학교가 오는 10월 경기도 광주시 도척면에서 임시 개교할 예정이라고 28일 밝혔다.
지구촌사랑나눔의 김해성 목사가 다문화 가정의 자녀가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2006년 준비위원회를 구성해 활동을 시작한 이래 4년 만의 일이다.
준비위 구성 이후 뚜렷한 진척을 보지 못했다가 지난해 김성이 전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을 상임대표로 하는 '국제다문화학교 설립 추진위원회'가 꾸려지면서 학교 설립이 탄력을 받았다.
특히 개교에 가장 큰 걸림돌인 비용 문제가 '천우신조'로 일부 해결이 된 게 큰 도움이 됐다.
지난해 11월 학교가 들어설 부지와 건물을 자산관리공사로부터 임대 낙찰을 받았는데, 1년 임대료가 1억 3천여만 원에 달한 것. 김 목사는 일단 대출로 충당했지만 이 돈을 갚을 길이 막막했다.
하지만 김 목사가 지난 2월 포스코청암재단으로부터 청암봉사상 수상자로 선정, 상금 2억 원을 받게 돼 임대료 걱정을 덜게 됐다.
또 본래 농기계연구소로 사용됐던 건물을 학교 시설로 리모델링하기 위해 필요한 공사비 10억 원 이상을 지난 4월 한 독지가가 부담한다고 자청해 학교 설립 공사가 급물살을 탔다.
국제다문화학교는 교육의 사각지대에 놓인 다문화 가정 아동을 위한 시설인 만큼 등록금이 무료이다. 학생 규모는 200명이다.
이혼 혹은 사별로 부모로부터 보호를 받지 못하는 등 위험에 노출된 아동을 대상으로 공동생활가정(그룹홈)을 운영하는 한편 이들에 대한 심리치료도 진행할 예정이다.
학교는 수업에서 인문, 문화예술에 중점을 두고 기능체험을 활성화하는 한편 한국어와 영어뿐 아니라 부모 나라의 언어도 가르쳐 다중언어 인재로 양성할 방침이다.
지구촌사랑나눔은 학교시설과 인력을 갖추는 대로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대안초등학교로 인가받을 계획이다. 대안 초등학교로 인가가 나면 이 학교 졸업자는 초등학교 졸업으로 학력이 인정된다.
지구촌사랑나눔은 이주노동자, 다문화 가정 자녀 등을 대상으로 학생을 모집하고 있으며 임시 개교 때 수업을 담당할 교사도 구하고 있다.
국제다문화학교가 임시개교를 향해 순항하고 있지만 어려움이 없지만은 않다. 교직원 채용과 학생 학습활동 등 학교 운영에 연간 9억 원 이상이 들고, 공동생활가정을 꾸리는 데에도 5억 원이 소요되는 등 앞으로 필요한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지구촌사랑나눔 김 목사는 "최근 프랑스의 인종폭동 사태에서 보듯 다문화사회의 도래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면 더 큰 사회적 비용이 든다"며 "벼가 못자리에서 모종 때까지 섬세한 보호 아래 키워지다 논에 심어지듯 다문화 가정 자녀들도 한국 사회에 적응할 때까지 적극적 보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