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생이 6명에 불과한 경남 통영시의 섬 분교가 전교생이 유도를 배워 각종 대회에서 1등을 도맡아 하고 소년체전 경남대표를 배출할 정도로 '유도 명문'으로 부상했다.
통영시 욕지면 연화도에 있는 원량초등학교 연화분교 전교생 6명과 이일웅(41)교사가 주인공.
통영항에서 뱃길로 32㎞ 가량 떨어진 경남의 최남단 면소재지가 있는 욕지도의 부속섬 중 하나인 연화도는 인구가 200여명에 불과한 낙도다.
연화분교 학생들은 지난해 3월 이 교사가 부임하면서 유도를 익히기 시작했다.
이 교사는 유도가 5단의 실력자로 부임하자마자 빈 교실에 헌 매트를 깔아 연습장으로 꾸몄다.
유도매트는 통영시내에서 체육관을 하던 지인이 쌓아놓고 있던 것을 얻어왔고 도복 역시 체육관 등에서 얻어와 입혔다.
"섬에 첫 부임을 했는데 아이들이 생선을 많이 먹고 운동을 제대로 안해서 그런지 비만이더라고요. 살을 뺄 방법을 찾다 유도를 가르치기로 했죠."
연화분교는 학생이 1~6학년을 통틀어 6명밖에 안돼 구기종목 등 단체운동은 할래야 할 수도 없다.
그래서 이 교사는 개인운동이면서 자신의 특기인 유도를 가르치기로 했고 다행히 아이들도 재미를 붙여 실력이 하루가 다르게 늘었다.
아이들은 이 교사의 지도로 매일 수업전 1시간, 수업을 마친 오후에 2시간, 저녁 6시 30분부터 2시간씩 하루에 4~5시간 이상씩 꾸준히 유도기술을 익혔다.
연화도 출신으로 올해 욕지도 본섬의 욕지중학교로 진학한 연화분교 졸업생 1명도 저녁무렵이면 배를 타고 섬으로 돌아와 아이들에게 유도를 가르쳤다.
이처럼 꾸준히 연습한 결과 연화분교 학생들은 지난해 경남교육감배 체급별 유도대회에서 3명이 1등, 2명이 2등을 했다.
창녕군수배 전국유도대회에도 5명이 출전해 4명이 1등을 하는 발군의 성과를 거뒀다.
특히, 아버지 이일웅 교사를 따라 이 학교에 전학온 이평안(12·6학년) 군은 지난해 탐라기 전국대회에서 2등을 했고 다음달 대전에서 열리는 소년체전 초등 53㎏이하급의 경남대표에도 선발됐다.
'업어치기'와 '어깨로 매치기' 기술이 특기인 평안 군은 지난해 12월과 1월, 3월 등 3차례 진행된 경남대표 선발전에서 모두 1등을 차지해 당당히 최종 대표로 뽑혔다.
이 같은 연화분교 학생들의 사연을 접한 고영진 경남교육감은 2일 열린 취임식에 이 교사와 전교생 6명을 모두 '특별손님'으로 초대해 이들의 장한 성과를 손님들에게 소개하고 격려했다.
이 교사는 4일 "처음에는 아이들 살을 빼고 낙법 하나라도 가르치면 살아가는데 도움이 될까 생각했는데 의외로 잘따라줘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어 고마울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