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진 경남도교육감이 취임하자마자 각종 위원회 현황을 파악하라고 지시한 가운데 또 다른 위원회를 설립해 공약실천과 경남교육의 문제점을 풀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고 교육감은 지난 5일 취임 후 처음으로 열린 간부회의에서 교육청 각과가 운영 중인 위원회의 구성현황과 업무실적 등을 파악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경남교육청에는 교육과정평가위원회, 특수교육판별위원회 등 내·외부인사가 참여하는 수십개의 위원회가 있으며 이 중에는 실적이 전혀 없는 위원회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월 기준으로 26개의 위원회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으나 정확한 집계가 아니어서 담당부서에서 정확한 수를 파악하고 있다.
교육청 관계자는 "올해 1월에 조사한 것보다 위원회 숫자가 더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고 교육감은 위원회 현황을 보고받은 뒤 실적이 없는 유명무실한 위원회는 없애거나 개선하는 방향으로 운영방침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고 교육감은 각종 위원회 현황을 파악해 보고하라고 한 이날 간부회의에서 내·외부인사로 구성된 가칭 '공약실천위원회'와 '학력향상대책위원회', '사교육비경감대책위원회' 구성을 검토하라고 지시해 새 위원회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공약실천위는 교육감 선거에 출마했던 다른 후보의 공약사항을 검토해 채택하기 위해, 사교육비경남대책위는 경기도에 이어 도(道)단위 지역에서 사교육비 지출이 두번째로 많은 경남의 사교육비 절감 대책마련을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력향상대책위는 국가수준 학력평가에서 중하위권을 맴도는 학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교육청 안팎에서는 "위원회 현황을 파악해 정리하려는 마당에 또다시 새로운 위원회를 만들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교육청 관계자는 "실적이 저조한 식물상태의 기존 위원회 일부는 과감히 정리하고 내외부에서 식견을 갖춘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위원회를 만들어 당면한 경남교육의 현안을 풀자는 의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