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가 23일 실시한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는 논문 이중게재 의혹을 놓고 야당 의원들과 이 내정자간 불꽃 공방전이 펼쳐졌다.
야당 의원들은 이 내정자가 17대 국회의원 시절 논문 표절 의혹이 제기된 김병준 교육부총리 자진 사퇴를 강요하며 낙마를 주도한 사실을 거론한 뒤 "남에겐 칼 휘두르듯 하면서 나에게는 관대한 이중잣대"라며 사퇴를 촉구했다.
반면 한나라당 의원들은 교육인적자원부와 과학기술부 통합에 따른 부작용, 대학 입시 문제 등 정책 질의에 집중했다.
민주당 김유정·김상희 의원은 "이 내정자가 국내 도서와 학술지, 학술지와 학술지 등에 수차례에 걸쳐 자기표절 또는 중복 게재를 했다며 "자기표절과 중복게재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고 질타했다.
답변에 나선 이 내정자는 "학술지 논문 2개의 경우 3개 패러그래프(단락)가 중복되는데 주석을 못 단 것은 실수인 것 같다"고 인정했지만, 나머지 논문에 대해선 "학술지 간 중복이 아니므로 연구윤리에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특히 이 내정자는 자신의 대다수 저작물이 KDI(한국개발연구원) 재직시 내놓은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KDI는 정부 출연 연구소인만큼 연구업적들이 다양한 형태로 출간되는 것을 장려, 허용하는 장치가 있다"고 거듭 주장했다.
하지만 야당 의원들은 "KDI 지침을 면죄부처럼 말하는 것은 궤변", "KDI 윤리지침에도 어긋난다", "KDI에서 이 내정자를 감싸주려는 것 같다"며 이 내정자의 저서, 논문에 대한 재검증단 구성을 요구했다.
이에 한나라당 의원들은 "세 패러그래프 정도 주석을 못 단 것은 실수라고 판단된다"(배은희 의원), "학술지 전체나 아주 중요한 부분을 학술지간 게재하는 것이 아니라면 중복게재라고 볼 수 없다"(조전혁 의원)고 이 내정자를 두둔했다.
이 내정자는 야당 의원들의 추궁이 이어지자 "학자의 명예가 달려 있기 때문에 명확한 근거 없이 말씀하는 것은 안 된다"며 적극 대응에 나섰다.
한편 야당 의원들은 이 내정자와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자 정회를 요청했고, 인사청문회는 또 다시 여야 공방 속에 정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