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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印度 교사가 우리 아이를 가르친다고?"

“취약지구에 위치한 학교나 학부모 입장에서는 인터넷으로 공급되는 ‘값싼 교사’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인력이다. 그러나 교사들의 심경은 복잡하기만 한데…” 

런던의 중심부, 잉글랜드에서 가장 취약지구로 불리는 이슬링톤(Islington) 지역의 에쉬마운트 초등학교(Ashmount Primary)에서 인터넷을 통한 1:1 수학 수업을 실시했다. 레베카 스타시(Rebecca Stacy) 교감은 “지난해 6학년 일부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해 효과가 좋았기에 올해는 6학년 전체를 대상으로 확대할 것이며, 사정을 봐 가면서 점차적으로 5학년과 4학년으로 그 대상을 확대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1:1 인터넷 수업’은 한국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1:1 화상영어 수업’과 유사한 형태이며, 그 수업의 교사들은 인도에서 제공되고 있다. 학교는 그 업체에 학생 한 명당 한 시간에 12파운드(약 2만4000원)를 지불했다. 한국의 ‘영어 시장’에서 보자면 그다지 새삼스럽지도 않는 이러한 형태의 인터넷 수업이 영국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이유는 한국과 다른 몇 가지 배경이 복합적으로 얽혀있기 때문이다.

그 과목이 외국어가 아닌 ‘수학’이며 수학은 영어․과학과 함께 전국학력평가시험의 필수과목이라는 것, 그리고 영국의 교사 노동시장은 오픈되어 있으며 교사가 쉽게 학교를 옮겨 다니고 수학교사를 구하기 쉽지 않다는 것, 학교가 ‘준 법인화’ 되어있어 학생이 줄어들면 학교가 폐교당하는 요인들이 함께 얽혀있다.

폐교가 되지 않기 위해서 취약지구의 학교들은 “우리 학교 아이들은 가정환경도 열악하고 경제적으로도 어려워서 공부를 잘 하기 어렵다”라는 변명 같은 것을 늘어놓을 여유도 없고, 주변의 이런 저런 눈치를 볼 것도 없다. 모든 가능한 수단을 동원해서 일단은 학력을 올려놓고 봐야 한다.

취약지구의 학교들은 학생들만 기피를 하는 것이 아니라, 교사들도 기피한다. 더구나 국가단위로 부족한 수학교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란 쉽지 않다. 상황이 이렇게 여러 가지로 불리한 학교의 입장에서 보자면 인도에서 인터넷으로 공급되는 값싼 수학교사는 더할 나위 없이 ‘쓰기 좋은’ 인력이다.

물론 인도에서 제공되는 인터넷 수학교사가 영국 교실의 수업을 전담한다거나 영국의 수학 선생을 대체할 수는 없지만, 수업시간에 한 두 명 수업을 따라오지 못하는 학생들 별도로 불러내어서 개별 학생의 수준에 맞춘 맞춤형 지도는 할 수 있다. 이러한 형태의 인터넷 수업이 일반화되거나 전국적으로 확대될 것처럼 보이지는 않지만, 이 학교의 사례가 자그마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이유는 영국의 ‘아픈 곳’을 건드리고 있기 때문이다.

가령 한국의 공립학교가 정부로부터 학교운영비를 받아서 한국에서 수학교사를 고용하지 않고, 인건비가 한국 선생의 절반도 되지 않는 중국의 연변에서 조선족 수학선생을 고용, 인터넷으로 수업을 하게 한다면 한국의 교육부나 교사집단, 학부모들의 반응은 어떠할까?

학교가 어떻게 돈을 쓰든 관여하지 않도록 학교를 ‘준 법인화, 자율화’시켜 준 영국 정부로서는 학교를 규제하거나 간섭할 길이 없다. 이와 유사한 상황이 생기면 교사 집단의 대변자 역할을 하는 교사노조에서 ‘교사들의 처우 개선을 먼저 하라’고 항상 비판하곤 했었지만 이번 같은 경우에는 아무 말도 못하고 있다. 그러한 학교가 그런 선택을 하게 한 것은 그러한 취약지구의 학교를 기피한 교사 자신들이기 때문이다.

정치적 게임을 하고자 하는 학부모 입장에서는 정부, 학교 교사 집단을 비판하지만 실제 자신의 아이가 수학에 대해 흥미를 느끼기 시작하고 수학 성적이 향상되는 것을 지켜보는 학부모의 입장에서는 학교가 누구를 고용해서 어떻게 가르치든 그 방법에는 관심이 없다.

현재 인도에서 100여명의 수학교사를 고용해 Bright Spark English라는 회사를 운영하는 톰 후퍼(Tom Hooper)는 “난 대학에 다닐 때, 그리고 졸업하고 나서도 수학 과외 선생을 했다. 그리고 런던의 경우 한 시간에 40파운드(약 8만원) 정도로 아주 비쌌다. 인터넷 과외를 이용하면 언제든 원하는 시간대에 아주 유연하게 시간표를 짤 수도 있고, 비용도 저렴하게 제공할 수 있다”며 인터넷 개별 과외의 장점을 피력하고 있다.

그리고 그는 영국의 초중등과정 수학교재 모두를 인도에 가지고 가서 ‘영국형 티쳐 트레이닝’을 시켰으며 또한 영국 아이들의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인도 수학교사들의 영어 교정도 함께 시켰다. 또한 채용되는 모든 인터넷 교사는 영국의 학교에서와 마찬가지로 그들의 과거 신원조회도 실시했다.

에쉬 마운트의 스타시 교감은 “아이들은 한 명의 교사와 지속적인 관계를 가지도록 하고 있으며 인터넷 상이라고 하더라도 그 관계가 오래 지속이 되면 면대면 수업의 교사와 아이들처럼 서로 학습 환경을 즐기고 있다. 또한 1:1 수업이기 때문에 주변 급우들의 시선과 압력을 의식하지 않아도 되고, 아이들이 자기 수준에 맞추어 편하게 수학 공부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라고 인터넷 수업의 장점을 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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