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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학교 무상급식 놓고 찬반 '팽팽'

대전 학교 무상급식 실시를 놓고 시와 교육청, 학계의 찬반 양론이 팽팽하게 맞섰다.

9일 대전시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무상급식, 어떻게 풀 것인가' 토론회에서 유종일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전면 무상급식은 학생들의 자존심을 지켜주는 것으로 사치스러운 배려가 아니라 인권의 문제"라면서 "무상급식의 사회적 비용은 주어진 자원을 활용해 얼마만큼의 효용을 얻을 수 있는 지를 따져봐야 하며,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어린 학생들의 자존심을 보호하는 것은 그 가치를 숫자로 계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부자에게 지원되는 급식비가 아깝다면 그만큼 부자에게 세금을 더 걷으면 된다"면서 "무상급식은 어려운 사람이 넉넉한 사람에게 도움을 받는 차원이 아니라 권리로서 당당히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기홍 대전시 교육지원담당관도 "이미 대부분의 다른 시·도는 무상급식에 대한 합의를 이뤄 신학기부터 실시되는데 대전에 산다는 이유로 무상급식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은 불합리하다"면서 "올해 초등학교 3학년까지 단계적 무상급식을 실시할 경우 그 비용이 176억원으로, 시와 교육청 전체 예산의 0.4%에 불과하다"고 역설했다.

정용길 충남대 경영학과 교수는 "선진국 중에서도 전면 무상급식을 실시하는 나라가 별로 없다고 하지만 대학 등록금, 육아수당 등 복지 지원이 충분히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단순 비교는 불가능하다"면서 "4대강 사업·부자 감세에 들어가는 천문학적인 예산을 무상급식에 투입한다면 충분히 시행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신도철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OECD 회원국 중에서도 전면 무상급식을 실시하는 나라는 핀란드와 스웨덴 2개국 뿐"이라면서 "현 상황에서 무상급식을 당장 실시할 경우 다른 분야 예산이 삭감될 수밖에 없고 학교시설 개선, 학교안전 향상 등 보다 공공성이 큰 분야의 재정지원이 감소하게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신 교수는 "지금 무상급식을 넘어 무상보육, 무상의료, 반값 등록금 등으로 확대되면서 포퓰리즘의 함정으로 빠져 들고 있다"면서 "군인 연금과 공무원 연금은 이미 고갈돼 재정이 투입되고 있고 건강보험도 적자규모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다음 세대의 부담이 늘어날 것이 불 보듯 뻔하다"고 경고했다.

박백범 대전시 부교육감도 "식재료만 따져도 의무교육 대상자의 무상급식 소요예산이 650억원, 초·중·고 전면 무상급식을 할 경우 1000억원의 예산이 들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이 같은 상황에서 전면 무상급식을 실시하면 저소득층 자녀에 대한 지원사업 확대가 어렵고 학교 교육환경 개선사업의 축소도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류해일 공주대 사범대 교수는 "저소득층·사회적 배려대상 학생들에게 무상급식은 당연한 일이지만 부유층에게까지 무료급식 혜택을 주는 것은 부당하다"면서 "누구나 좋아하는 공짜 급식을 정치적 포퓰리즘으로 악용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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