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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특별기획-외국교원의 정치참여> 일본

일교조 쇠퇴로 정치활동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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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01.07.16 00:00:00
일본은 1954년 6월 공포된 `의무교육 제 학교에 있어서의 교육의 정치적 중립 확보에 관한 임시조치법'에서부터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강조하고 교원의 정치활동을 제한해 왔다.

이러한 법률의 제정은 1953년 개최된 `일본교직원조합'(일교조)의 전국대회가 기폭제가 됐다. 대회에서 일교조는 "천황제 부활을 주축으로 하는 파쇼적인 문교정책으로부터 어린이들을 지키기 위하여" "교육의 군국주의화를 확립하려고 하는 문교정책과 대결한다"는 투쟁 선언을 한 것이다.

이에 1954년 1월 `중앙교육심의회'는 답신을 통해 "교원은 다른 일반 공무원과 같이 `국가공무원법' 또는 `지방공무원법'에 의해, 나아가 `교육기본법'에서 정치적 활동을 금지하고 있다. 고등학생 이하의 학생들은 정치 의식에 있어서도 정확한 판단을 할 정도로 충분히 성장하지 못했으므로 교원이 자신이 신봉하는 특정한 정치 사상을 고취시킨다던가, 또는 그에 반대하는 생각을 주입시키는 일은 어떠한 형태로도 용인되어서는 안 된다"고 권고했다. 그리고 문부성은 이러한 방침에 따라 `의무교육 제 학교에 있어서의 교육의 정치적 중립 확보에 관한 임시조치법'을 제정한 것이다.

동 법 제3조에 의하면 `학교의 직원이 주가 된 구성원으로 된 단체의 조직 또는 활동을 이용해 교육직원 및 학생들에게 특정정당을 지지하게 하며, 또 이에 반대하게 하는 교육을 교사, 선동해서는 안 된다'고 명백히 규정하고 있다. 아울러 제4조에서는 이런 규정을 어겼을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만엔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벌칙규정을 세우고 있다.

교원에게 금지된 정치적 행위는 `국가공무원법' 102조 및 동 법을 기반으로 제정된 `人事院規則(인사원규칙)' 14조∼17조, `공직선거법' 136조의 2, 137조, `지방공무원법'에 병기돼 있다. 이에 따르면 교원의 실제적 정치참여, 정당활동 및 교원이 교원의 신분을 유지한 채로 정치에의 입문, 교원단체의 경우 교원단체가 특정후보를 내세우거나 지지하는 일 등은 불가능하다고 규정돼 있다.

법률적으로 교원의 정치활동이 강력히 금지돼 있는 상황에서 수업중 교원의 정치적 발언이 문제가 되어 법정까지 간 사례도 있다. 교육내용에 관하여 쟁점이 된 사건으로 `모택동어록' 사건이 있다. 이 사건은 1977년 야마구치(山口)현의 공립학교에서 `특별교육활동', `도덕과' 및 `영어과' 수업 중에 학생들에게 모택동의 어록을 배부하고 인용·해설한 담임교사에게 면직 처분을 내린 것이다. 법원은 `교육에 있어서 특정정치 사상 및 정치세력에 관한 주의 주장을 가치 있는 것처럼 일방적으로 가르치거나 또는 그렇게 이해하도록 교육하는 것은 명확한 법률
위반'이라며 `지방공무원법' 제32조와 33조에 위반됨을 판결했다.

이 사건에 대해 1985년 히로시마(廣島)고등법원도 "일본에는 공산주의 및 사회주의를 정치 목적으로 하는 정당이 존재하고 있으므로, 모택동 사상과 중국공산당에 관한 정치교육은 `교육기본법' 제8조 제2항의 특정정당을 지지하는 정치교육을 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에 저촉된다"고 판결했다.

일본 교육의 정치적 중립 문제는 일교조의 활동 저지를 위한 역사였다고 할 수 있다. 그로 인하여 교원들의 정치참여는 수업중의 발언을 문제로 사법화될 정도로 철저하게 제지를 당했다. 하지만 문부성과 일교조와의 약 50여 년간에 걸친 투쟁도 1995년 문부성과 일교조와의 화해(사실상 국민들로부터 지지 기반의 잃은 일교조의 항복)로 그 막을 내렸고 교육현장에서 교원들에 의한 정치적 대립은 거의 전무한 상태다.

그 후, 교원의 정치적 중립 문제가 재차 거론되기 시작한 것은 1999년 2월 히로시마현의 한 고등학교 교장의 자살 사건 때문이다. 당시, 현의 교육위원으로부터 졸업식에서 일장기의 게양과 키미가요의 제창을 강요받은 교장이, 이 문제를 거부한 일교조 교사들 사이에서 고민하다 자살한 것이다.

교장의 자살을 계기로, 동년 8월 13일 국회에서 `국기 및 국가에 관한 법률'이 제정돼 또 다시 교원의 정치적 중립 문제가 부상하게 됐고 이 법률에 반대하는 교원들이 정면으로 국가의 정책에 반기를 들었고 현재 히로시마현을 중심으로 전국에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렇듯, 현재 일본에서 가장 쟁점이 되고 있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 문제는, 일교조를 중심으로 한 교원들의 입학식과 졸업식 등에서 국기 게양과 국가 제창을 거부하는 문제이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는 일교조의 기반 상실과 국민들이 낮은 정치 참여와 관심 등으로 이전처럼 커다란 힘을 발휘하고 있지 못한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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