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준삼 기자 = 베네수엘라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쳐 미래에 대한 희망을 심어준 `엘 시스테마' 프로젝트를 본뜬 교육격차 해소사업이 국내 초·중·고교에도 본격적으로 도입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문화관광체육부와 공동으로 학생들의 오케스트라 교육 지원사업을 추진키로 하고 초등학교 36개교, 중학교 22개교, 고등학교 7개교 등 전국 65개교를 `학생오케스트라 운영학교'로 선정했다고 3일 밝혔다.
이들 학교에는 5월부터 오케스트라단이 운영될 수 있도록 연습실 정비, 악기구입, 교사연수 등 명목으로 학교당 1억원 이내의 운영비가 제공되며 1∼2명의 예술교육 인턴교사 채용 비용도 지원된다.
또 교사연수·자료 개발, 컨설팅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우수한 음대 교수와 현직 교사 등으로 구성된 `학생오케스트라 사업단'도 운영된다.
교과부는 농산어촌 등 여건이 어려운 지역에 있는 운영학교를 위해서는 해당 교육지원청이 인근 대학, 지방자치단체, 예술단체, 기업 등과 `지역예술교육협의회'를 구성해 강사를 확보하고 재정지원도 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학생오케스트라 단원들은 앞으로 학교단위 활동 뿐 아니라 지역 예술단체와의 합동공연, 지역축제와 연계한 청소년음악축제 등에 참가하며 다양한 연주활동을 벌이게 된다.
오케스트라 단원은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 자녀 여부, 흥미도와 잠재적 음악성 등을 고려해 선발하도록 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문화예술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 학생들의 예술적 능력과 인성을 함양하고 문화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도입됐다"며 "선정된 학교 중 80% 정도는 농산어촌, 도시 변두리, 도서지역 등 시설이 열악한 학교"라고 말했다.
예산은 총 55억원으로 교과부는 학생오케스트라 운영학교를 100개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이번 사업은 베네수엘라에서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해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 박사가 처음 도입한 '엘 시스테마(El Sistema)'라는 음악교육 프로그램을 일정부분 벤치마킹한 것으로 전해졌다.
엘 시스테마는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무료로 악기를 나눠주고 오케스트라 활동에 참여시켜 범죄와 마약의 유혹에서 구출하는 데 목적을 둔 프로그램으로, 지난 35년간 30만 명의 베네수엘라 아이들이 이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등 매우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