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들이 종종 자녀교육문제로 교권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을 벌이는 일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종종 있어 왔다. 지난주(6월 6일자) 본지에도 충남 공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부모가 동료교사들이 보는 앞에서 교사를 폭행했다는 것과 함께 교총의 진상조사와 경찰과 검찰에 대한 엄정 수사 요구 등의 활동 내용이 보도됐다. 이와 같은 교원폭행 사건이 1971년도에 몇 차례에 걸쳐 새한신문(한국교육신문 전신)에 보도되었는데, 교권침해에 대해 교원들의 완곡한 입장표명과 당국의 엄격한 대응이 주목을 끈다.
1971년 1월 7일자 새한신문에는 강원 속초의 00초등학교에서 한 학부모 부부가 교사를 폭행한 사건을 보도했다. 6학년 4반 담임인 정 교사는 ‘어느 통지표 얘기’란 동화 한편을 자작하여 본지 자매지인 ‘새교실’에 게재했는데, 그 내용이 학부모 현 씨 자신의 가정사와 비슷하다는 이유로 수업 중인 정 교사에게 폭언과 폭행을 했다. “이에 격분한 교직원 35명은 교권수호를 위해 집회를 갖고 정 교사에 대한 구타 사건에 항의, 집단사표를 제출하게 되었으며 동교 학부모 60여명은 현 씨 부부의 난동에 항의, 규탄하는 사태까지 번지게 되었다.” 결국 현 씨 부부는 “00초등학교 35명 교직원 및 전국 15만 교육자님들에게 무릎 꿇고 사과를 드린다”는 내용의 공개사과문을 한국일보와 본지에 게재했고, 현 씨 부부는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으로 구속됐다는 보도였다.
같은 해 2월 18일자 신문에는 교원폭행과 관련한 2건의 교권사건을 보도했다. 경기도 시흥 00초등학교 사건은 인근 지역민 11명이 학교운동장에 들어와 학생들의 수업을 방해하여 이를 교사들이 제지하자 교무실까지 쫓아와 해당 교사들을 폭행하고 기물을 파괴하는 등의 난동을 부렸다. 이 사건으로 4명은 안양경찰서에 구속되었고, 나머지 몇 명이 이들의 석방을 위해 구명하는 진정서에 서명하라는 협박․강요에 교사들이 거절하자 또다시 학교 내에서 난동을 부렸다. 이에 대한 항의성으로 동교 10명의 교사가 집단사표를 결의하는 사태까지 번졌다.
경남 00중학교사건은 담배를 피우는 학생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학생이 2일간 가출하자 학부모가 오히려 학교와 교사들에게 행패를 부린 사건이다. 결국 해당 학부모가 검찰에 구속되어 수사를 받고, 지상 공개 사과했다는 보도였다. 또 6월 14일자 신문에 경북 선산 00초에서 어린이날 행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육성회장이 축사를 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교감에게 욕설과 구타를 한 사건이 보도됐다. 이 사건 역시 육성회장을 고소하고, 전 교직원은 일괄 사표를 제출한 사건이다.
위에서 밝힌 사건들의 처리과정의 공통점은 해당학교 교원들의 집단사표 등 강력한 대응과 검찰․경찰의 엄정 수사, 그리고 교육당국의 교권보호에 대한 분명한 입장으로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것이다. 가해 학부모에 대한 분명한 사과와 반성, 법적 처벌이 이루어진 것은 현재의 교권문제 해결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