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공·사립학교 교사들이 대부분 가입해 있는 2개 교사 노조가 잇따라 파업을 결의해 일선 교육 현장의 혼란이 예상된다.
전국교사노조(NUT)와 교사·강사 연합(ATL)은 정부의 연금 개혁에 항의해 조합원 찬반 투표를 실시한 결과 각각 92%, 83%의 찬성으로 총파업을 결의했다고 14일 밝혔다.
NUT는 공립학교 교사들이 대부분 가입해 있는 최대 교사 노조이며, ATL은 사립학교 교원들이 가입해 있다.
보수적인 성향을 보여온 ATL은 노조 출범 127년만에 처음 파업을 결의했다.
영국 정부는 긴축재정의 일환으로 공공부문의 연금 납입액을 높이는 대신 수급 연령을 늦추는 방안을 추진해 공무원 및 교사 노조의 강력한 반발을 사고 있다.
파업 일정은 노조 집행부에 위임돼 있으나 오는 30일이 유력하며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공립학교 2만3천개와 사립학교들이 대부분 문을 닫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2개 노조에 소속된 교사는 모두 30만명에 이른다.
일간 텔레그래프는 교사 노조의 이번 파업은 25년만에 사상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면서 정부와의 협의 결과에 따라 여름방학 이후인 9~10월에도 대규모 파업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NUT 노조의 크리스틴 블로워 위원장은 "투표 결과는 노조원들이 정부의 연금 정책에 얼마나 분개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고, ATL 노조의 메리 보스테드 위원장은 "정부는 사립학교 교사들까지 파업을 결의한 사실을 더 이상 무시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 대변인은 "열린 자세로 교사들이 좋은 조건의 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협의를 지속하겠다"면서 "파업이 학생들의 학습권을 해치고 부모들에게 엄청난 불편을 초래하는 만큼 교사들은 학생들의 안전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공무원들도 연금 정책에 항의해 파업 찬반투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교사에 이어 공무원들까지 가세하는 모두 75만명 규모의 총파업 사태가 빚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BBC는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