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교사로 상담하며 빈도 높았던 사례 중심
초임교사부터 고경력교사까지 모두 볼 수 있어
“우리 선생님들이 초․중등교육법을 잘 몰라 불이익을 당하거나 손해 보는 일을 보고 도울 방법을 생각하다가 책으로 엮게 됐습니다. 배웠으니 남 준다는 일종의 노블리스 오블리주랄까요.”
최근 ‘만화로 보는 교직실무’를 펴낸 남정권 교사(경기 부천공고·․한국교총 교섭위원)는 교육공학, 공업교육 등의 분야에서 벌써 12권의 책을 펴낸 베테랑 저자다. 교직생활 28년 차인 그가 이렇게 여러 권의 책을 내게 된 데는 8년 전 중학교에 다니던 딸이 한 말이 계기가 됐다.
“나름으로 열심히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학교에서 돌아온 딸이 ‘창조적인 일을 하는 삶’이 가장 가치 있고 의미 있다고 얘기하는 걸 듣고 큰 충격을 받았지요. 무엇을 통해 창조적인 일을 해야 할까 생각하던 중에 제가 아는 지식을 책을 통해 나누고 싶었습니다.”
그가 이번에 발간한 책에는 교사들이 학교생활에서 궁금해하는 제·규정 및 행정 업무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2년 동안 수석교사로 교사들을 상담하다 보니 교육법이 너무 딱딱하고 용어 자체가 어려워 이해가 힘들더군요. 법률적 지식이 없는 사람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책을 펴내 교사들을 돕고 싶었습니다.”
어려운 법률 내용을 가장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선택한 것이 바로 만화. 교육공학 박사 학위를 딴 남 교사답게 교육매체 중 쉽고 이해를 최대한 돕는 방법을 선택한 셈이다. 그런데 가장 쉬운 전달을 위해 선택한 만화가 남 교사의 발목을 붙잡았다.
“내용 구성에서부터 시나리오까지 모두 완성이 됐는데 만화 그려줄 분을 찾는 것이 무척 힘들었습니다. 무려 5명의 작가가 교체되고 진행과 중단을 반복하다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2년 이상의 시간이 걸렸어요. 작업 과정이 길다보니 바뀐 내용을 반영하느라 내용 수정을 반복했지요.”
책의 내용은 상담하면서 빈도가 높았던 것을 중심으로 엮었다.
“상담을 하다 보니 교직 경력에 따라 관심 분야나 상담 유형이 달랐습니다. 초임 교사들은 학생 훈육 방법, 담임의 역할, 수업 지도법을 상담하는 경우가 많았고, 중견 교사들은 여러 가지 휴직․휴가 제도를 궁금해하더군요. 또 고경력 교사들은 경력 계산 방법이나 연구대회 준비 방법, 전문직 시험을 비롯한 승진 제도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는 새내기 교사에게 도움이 되도록 하되 모든 선생님이 교직 관련 궁금증을 풀 수 있게끔 내용을 담았다고 덧붙였다.
교육자로서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겠다는 남 교사는 자신의 책을 가장 필요로 할 새내기 교사들에게 아는 것이 힘이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했다.
“교사는 끊임없이 연구하고 계발해야 하는 직업이라고 조언하고 싶어요. 연구하지 않으면 전문성과 정체성이 떨어지는 직업이 바로 교직입니다. 자신의 전문성을 키워나가면서 초심을 잃지 않고 겸손한 마음으로 열심히 배우고 익히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