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전 서울 동명여고 2학년 3반 교실. 여고생들이 수줍은 듯 처음엔 머뭇거리더니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 속 K-POP과 함께 실제로 춤을 선보였다. 교총과 우리역사교육연구회가 마련한 ‘독도의 날 공개 특별 수업’은 이렇게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시작됐다.
이날 수업을 맡은 역사담당 최용(33) 교사가 “전 세계에서 발행되는 세계지도 중 독도를 한국 영토로 표시한 비율은 1.5%에 불과하다”고 서두를 꺼내자 학생들은 웅성거리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학생들은 “어이가 없다. 계속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일본에 대해 국제적인 패널티를 줘야 한다”며 “해외 홍보가 중요하다”는 최 교사의 설명에 고개를 끄덕였다. 윤다슬 양은 “2주 동안 독도 영상을 준비하느라 힘들었는데 왜 이런 과제를 주셨는지 알겠다”면서 “독도 알리미가 된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독도를 말해봐! “So, many countries like Japan are having eye on Dokdo. But we will protect our domain, Dokdo.(일본과 같은 많은 나라들이 독도를 노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 땅 독도를 지킬 겁니다.)”라고 개사한 노래에 춤까지 선보인 동명여고 학생들
학생들은 전 세계인에게 독도를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방법으로 독도 관련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기로 했다. ‘소녀시대-소원을 말해봐’ ‘슈퍼주니어-Sorry’ ‘2NE1-네가 제일 잘나가’ ‘원더걸스-Nobody’ 등과 같이 K-POP을 개사해 뮤직비디오나 플래시 몹 스타일로 영상을 만들었다. 가사는 한글과 영어, 일어 등으로 구성했고, 내용은 ‘Dokdo is korean’s’와 같이 반복해 강조하는가 하면 독도의 위치와 생태, 역사, 영유권 근거까지도 알차게 넣기도 했다. 올린 지 하루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도 댓글도 달리자 학생들은 신기해했다.
‘소원을 말해봐’(http://www.youtube.com/watch?v=G7yyUEl2zmU 유튜브 동영상)를 개사해 부른 이지영 양은 “요즘 K-POP이 대세라 외국인들에게도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며 “독도가 한국 땅이라는 데 초점을 뒀다”고 동영상 제작 취지를 설명했다. 김주리 양은 “시험을 보기 위해 교과서로 배울 때보다 재미가 있어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면서 즐거워했다.
최 교사는 “학생들이 그간 독도 문제에 수동적이었던 것에는 암기식 교육에도 책임이 있다”며 “발달된 한국의 통신과 문화를 통해 전 세계인에게 독도를 홍보하고 관심도 갖는 계기를 마련해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수업을 참관한 같은 학교 한학수 교사도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이 좋았다”며 “올바른 역사 인식의 계기는 물론 교육효과도 높을 거 같아 한 번 시도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특별수업은 서울 동명여고뿐만 아니라 충남 공주 신풍초(백현실 교사), 서울 옥정중(이인재 교사) 등 학교 급별로 3곳에서 동시에 실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