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은 3일 대학 등록금 감사의 중간 결과 발표를 통해 대학의 자의적인 예산 편성 등이 등록금 상승 요인이 됐다고 밝혔다.
김정하 제2사무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민이 납득할 만한 감사결과를 도출해야 한다는 사명감과 대학의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해야 한다는 과제를 동시에 만족시키고자 많은 고심과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 사무차장과의 일문일답.
--감사를 실시한 대학 현황은.
▲등록금 재정 분석은 35개 대학을 중심으로 했다. 대학 학사운영 등 부실 우려 대학 관리는 22개 대학, 비리 조사ㆍ도덕적 해이는 투서나 민원, 제보가 있는 대학 56곳이다.
--35개 대학을 등록금 분석 표본으로 선정한 근거는.
▲지역별 안배 등을 고려해 표본으로서 대표성을 갖추도록 선정했다. 외부 전문위원회 의견을 수렴해 확정했다.
--35개 대학의 예·결산 차액이 187억원인데 이를 전부 삭감하는게 마땅하다고 봐도 되나.
▲그건 아니다. 학교마다 재정 여건이 다 다르고 투자 계획도 다르기 때문에 적정한 등록금 규모를 일률적으로 산정하기는 힘들다. 예·결산에 차이가 나는 만큼 등록금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 것인지를 본 것이다.
--고의성을 발견했나.
▲대학 입장에서 등록금이 비교적 용이한 수입원이다. 등록금에 의지한 예산 편성 관행이다. 하지만 우리가 보기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35개 대학의 교비 회계 규모가 2010년 결산액 기준으로 8조5400억원 정도 된다. 이중 등록금 수입이 5조1500억원이다.
--등록금을 어느 정도 깎을 수 있다고 보나.
▲대학 등록금은 구성원인 학교 측과 학생들이 합의해서 결정할 사안이다. 대학 등록금을 몇% 인하하라고 하는 것은 대학의 자율성을 전면적으로 침해하는 것이다.
학생으로서는 가격 결정의 주도권을 쥔 대학에 수동적으로 따를 수 밖에 없다. 학생들이 협상 과정에서 '이건 법인이 부담할 것을 왜 학교에서 부담하느냐'고 따질 수 있는 하나의 지표를 제공하려는 것이다.
진정한 등록금 인하가 있으려면 학교에서 등록금을 낮출 수 있는 노력이 겸비돼야 한다. 그리고 대학별로 편차가 너무 심해 일괄적으로 말하기 힘들다.
--횡령·배임 등 비리 적발과 등록금 인상이 어떻게 연결되나.
▲감사 목표는 대학 재정의 투명성 확보다. 감사 결과 설립자 등이 법인 회계로 해야 할 것을 교비회계로 하거나 설립자 등이 교비회계를 횡령하는 등의 문제점이 있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이 등록금 상승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교과부에 고발·징계 등의 조치를 취하게 할 인원은.
▲160명가량 된다. 감사위원회의 최종 의결을 거쳐 교과부에 통보할 예정이다. 위원회 의결 사항이라 인원이 나중에 변경될 수 있다.
--감사위원회를 거쳐서 대학의 실명을 공개할 생각은 없나.
▲표본 감사를 하지 않은 대학과의 형평성 문제 때문에 곤란하다.
--기부금 입학 관련 조사하려다 대학의 반발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기부금 입학에 대한 감사는 감사 중점이 아니었다.
기부금 등 외부에서 학교에 들어오는 기금이 제대로 정상 수입 처리됐는지를 알기 위해 과정을 확인한 바는 있지만 해당 대학에서 기부자 명단 제출이 기부 문화를 저해할 수 있다고 답해 감사를 진행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