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등교감단-한국교총 현안 협의회 개최
“요즘 교감은 완전히 사무원이 된 꼴이다. 교사시절 많은 연구와 수업 등 엄청난 검증을 통해 교감이 됐지만 이제 장학지도마저 못하게 된 것 아닌가.” (안종갑 고양가좌초 교감)
교감들이 뿔났다. 7일 한국교총에서 열린 ‘전국초·중등교감단-교총 교육현안협의회’에서는 교감-수석교사간 역할, 처우문제 등을 둘러싼 일선 교감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이날 협의회는 교총이 교장공모제 확대와 수석교사제 법제화 이후 나타난 교감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마련한 것이다.
교감-수석교사간 역할이 단연 화제였다. 중등에 근무하는 한 교감은 “중등의 경우 과목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가 크다. 특정과목 교사가 다른 과목의 수업을 분석하고, 컨설팅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수석교사 수업 분량을 분담하는데 따른 고충도 논란이 됐다. 초등의 한 교감은 “위로는 교장선생님에게 아래로는 선생님들에게 치이는 것이 교감의 현실”이라며 “교감과 수석교사간의 위상문제를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민영 서울 신남초 교감은 “교사들의 처우 개선책은 쏟아지지만 교감을 위한 것은 찾아보기 어렵다”며 “교감의 처우개선을 위해 피켓시위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김 교감은 또 “교감은 학교에서 인권의 사각지대에 있다는 생각도 든다”며 “교감사이에서는 8감9감(8~9년씩 교감해도 교장 승진이 어렵다는 자조적인 말)이라는 한탄이 많다”고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교총은 교감의 위상을 바로 세울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기로 했다. 우선 교감의 위상과 역할에 관한 매뉴얼 마련을 교과부에 요청하고, 학교 내에서 교감-수석교사간 갈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리해 줄 것을 촉구할 방침이다. 특히 교감의 업무추진비를 신설하는 한편 직급보조비(25만원)가 현실화되도록 대정부․대국회 활동을 펼치기로 했다.
안양옥 교총 회장은 “현장에서 교감 선생님들이 인내하고 있던 사항에 대해 정확히 듣고, 해결방안을 찾아 정책에 반영되도록 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며 “교감 선생님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는 사안을 바로잡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교총은 이날 교장공모제의 비율을 20% 이하로 축소하고, 공모교장의 교장임기제 미포함으로 인해 교장 적체가 심화되는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