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교육감 곽노현)이 3일 일선학교에 공문을 보내 학칙 개정이 이루어지지 않았어도 학생인권조례 취지에 맞게 생활지도를 하라고 지시했다. 또 시교육청은 ‘학생인권조례에 근거한 학칙 개정 지시’에 대해 교육부가 내린 시정명령에 대해 “요건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시교육청은 30일 학교에 보낸 공문을 통해 “인권조례가 공포·시행되고 있기 때문에 조례에 규정된 학생의 권리에 관한 사항은 학칙 제·개정과 관계없이 효력이 있으므로 조례 제정의 취지에 맞게 학생생활지도를 달라”고 지시했다.
이에 대해 송병춘 감사관은 “예를 들어 학칙에서 휴대폰 소지를 금지하고 있다 해도 인권조례가 상위법이므로 이를 원천적으로 금지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그럼에도 학교장이 휴대폰 소지를 계속 금지한다면 해당 학교장은 시교육청의 시정명령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학교 규칙 제ㆍ개정은 학교규칙소위원회 구성을 비롯해 학교 구성원의 의견수렴 등을 거쳐 학교운영위원회가 결정하게 된다”며 “학운위는 3∼4월에 새로 구성돼야 하는 등 관련 법령 절차를 준수해서 추진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대법원 결정 이후에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또 지난달 30일 교과부 장관이 내린 시정 명령에 대해 “일선학교에 안내 차원의 행정지도를 한 것으로 시정명령의 대상이 되는 교육감의 명령· 처분을 내린 적이 없으므로 요건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시교육청이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학칙개정 지시’를 직권취소 하거나 정지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교과부의 입장에 대해서도 “교과부 장관이 제기한 소송에 대한 대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이 아닌 장관의 시정명령 또는 직권취소·정지 처분으로는 인권조례 시행을 막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