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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⑤ 體認知, 체험적 지식만이 삶을 변화시킨다

'體認知=Change=體認智' 철학은 영어의 변화에 해당하는 ‘change'를 발음하면 ’체인지‘로 읽힌다는 점에 착안해 창안한 새로운 변화지향적 학습관이자 지식관이다. 체인지 철학에 따르면 진정한 변화가 일어나기 위해서는 우선 몸(體)이 동반된 ’고통‘ 체험이 있고, 그 가운데 지적 ’고뇌‘의 작용으로 새로운 깨달음이 인식(認識)으로 다가오면서 마지막 순간에 자연스럽게 머릿속으로 정리된 결과가 바로 지식(知識)이라는 것이다.

체인지 철학은 머리로 고민만 하고 구체적인 삶의 현장을 매개로 결연한 실천을 전개하지 않는 고통체험이 생략된 창백한 교실학습의 폐단을 지적한다. 나아가 내 몸이 직접 움직여서 내가 고통체험한 결과 창조해내는 지식만이 나의 사고방식, 행동, 삶의 현장을 변화시킬 수 있는 지식이라고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체인지 철학은 디지털 시대의 만개와 함께 한 없이 가벼워지고 빨라진 지식담론에 무게와 여유, 그리고 느림의 철학을 반영하려는 운동이다. 이런 점에서 체인지 철학은 기본과 토대 없는 가벼운 디지털 지식담론의 위험과 위기현상에 경종을 울리고, 그런 지식관이 만들어가는 위험 사회에 맞서 대항할 수 있는 대안담론인 것이다.

체인지 철학은 지식을 활용해 다른 사람의 약점을 공격하고 자기 이익 챙기기에 혈안이 된 지식 수입업자나 지식 도매상을 경계한다. 단편적 지식에 얽매여 현실적 벽을 뚫고 나가지 못하는 어리석은 지식 중독자를 양성하기보다는 지식을 근간으로 남이 가지 않은 길을 갈 수 있는 결단과 용기를 중시한다. 지식과다섭취증에 걸려 있는 지식현자들에게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지금 여기서 감행할 수 있는 작은 실천이 무엇인지를 모색하도록 요구한다.

체인지 철학의 기본 가정은 지식은 주어진 문제 상황이나 지적 갈등을 해결하는 고통체험 없이 창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체인지 철학의 ‘체’는 디지털 담론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과 속도전에 대항하는 인간 본래의 느림과 여유를 찾기 위한 아날로그적 저항이다. 체인지 철학은 사색을 하지 않고 모든 것을 검색으로 해결하려는 학생들, 자연과 직접 접촉하면서 경이로운 체험을 하기보다 책상에 앉아서 단편적인 정보를 검색·편집하려는 학생들에게 던져 줄 수 있는 자기반성적 메시지다.

나아가 체인지 철학의 ‘체’는 몸 철학을 생생하게 구현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이러한 몸 철학 담론은 논리와 형식중심의 창백한 사고를 지양하고, 몸으로 체험하면서 맞닥뜨리며 참고 견디는 인내, 항상 자신과 타인에게 겸허한 태도를 지니는 겸손, 달리는 거리와 달리는 사람을 경외하는 존중심으로 무장해서 온 몸으로 부딪혀보고 그 결과에 대해서 성찰하는 철학이다. 몸을 움직여 체화된 앎만이 내 삶을 바꿀 수 있는 지식, 체인지(體認知)다.

교수법은 편집․가공한 지식을 완결된 형태로 전달하는 기법이 아니다. 가르치는 사람이 직접 체험하거나 남의 체험을 자신의 관점에서 재해석해 이를 다시 자신의 문제상황에 적용하는 무수한 실천과 그 과정의 고통체험을 공유․교감하는 과정이다. 교수법의 핵심은 먼저 도착하는 상쟁기술을 가르치는데 있지 않고, 남과 더불어서 함께 살아가는 상생원리를 터득하게 하는데 있다.

때로는 정답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똑바로 앞만 보고 달리지 말고, 주변을 둘러보면서 서성거릴 필요가 있으며, 거기서 다양한 대안을 모색하는 여유로움과 함께 치열함이 더욱 필요하다. 그런데 작금의 교수법은 학습자로 하여금 걸어보기도 전에 목적지에 놓여 있는 답을 찾아 주는가 하면 거기에 보다 빠르게 도달하는 효율적인 방법적 처방전을 제시하는데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천천히 여유(裕)를 갖고 직접 자기 몸(體)을 움직여 답을 찾아보는 가운데 가슴 뭉클한 감동(感)이 따라오는 법이다. 체인지(體認知)만이 나를 체인지(change)하고 주변을 넘어 세상을 체인지(change) 할 수 있는 지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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