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것을 배우는 것이 인성교육의 핵심입니다.”
24일 인성교육범국실천연합(이하 인실련) 출범식에 참여한 고문들 중 특별히 눈에 띄는 한 사람이 있었다. 교육계와 시민단체 관련 인사들 사이에 탤런트 최불암(72·사진) 씨가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었다. 최 씨 역시 14대 국회에서 교육위원으로 활동했던 ‘교육계’ 인사였음에도 말이다.
최불암 고문은 의원 시절을 회상하며 “당시 ‘죽은 시인의 사회’라는 영화를 본 사람이 있는지 질문한 적이 있는데 취재기자 한 명만 영화를 봤다고 했다”며 “우리 교육의 현실을 말해 주는 대목”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교육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하는 사람들조차도 교육문제로 이슈가 된 영화에 관심을 갖지 못하는 각박한 삶을 살고 있다는 것. 인성교육의 위기는 이런 사회구조의 문제에 기인한다고 최 고문은 지적했다.
“내 자식만 잘 되면 된다는 일등주의, 나만 성공하면 된다는 출세주의가 팽배한 사회구조를 바꾸지 않는 한 인성교육은 요원합니다. 오늘 출범식을 기점으로 가정·학교·사회 모두가 협력해 ‘잘 살아보자’를 ‘함께 살아보자’의 사회구조로 바꿔가야 합니다.”
최 고문은 “이런 사회에서는 밥상머리교육을 한다고 앉아도 결국 ‘공부해라, 좋은 직장 가라, 출세해라’고 이야기하기가 쉽다”며 “그런 밥상머리교육은 인성교육이 아니라 자식들에게 1등해 돈 많이 벌라고 가르치는 것밖에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최 고문이 꼽는 인성교육의 핵심 키워드는 무엇일까. 그는 너무나 평범하지만 우리의 일상에서는 사라지고 있는 ‘함께’라는 단어를 꼽았다.
“지금 우리사회는 1대1의 만남이 이뤄지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모두 혼자서 인터넷, 스마트폰 등 전파매체를 통한 소통만 하고 있죠. 가정에서 이런 경계를 허물고 함께하는 시간이라는 공유면적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최 고문은 가정뿐만 아니라 학교에서도 ‘함께하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대안임을 강조했다. 자신도 학창시절 꽤 이기적(못된)인 학생이었다는 최 고문은 “신문·연극반 활동을 하며 선후배와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면서 인간이 되는 것의 중요성과 배려하는 태도를 배웠다”며 이렇게 덧붙였다. “학교에서 혼자만 1등하기 위한 공부가 아니라 동아리 활동처럼 함께 활동하는 시간이 중심이 되는 교육을 해야 합니다. 국가와 사회도 학생들이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을 해주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