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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교원정년 연장의 의미

국회 교육위는 13일 교원정년을 63세로 연장하기 위한 교육공무원법개정안을 상정했다. 이 법안은 20일 공청회를 거쳐 21일 국회 교육위에서 표결 처리되는 수순을 밟고 있다.

교육계는 민주당이 법안 처리 일정이라도 순순히 합의한 데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하면서도 `시간 끌기' 속셈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 10일 전국교육자대회에서 자민련 김종필 총재는 이 정부의 교원경시 정책을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교육정책은 `배우는 학생이 아닌 가르치는 교원이 중심이 돼야 한다'는 의미 심장한 말을 했다. 교원정책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이 정부는 교원의 정년을 논하는 데 어떤 연유로 당사자인 교원의 여론 보다 학부모의 여론에 더 비중을 두는지 이해할 수 없다. 솔직히 정년이 무슨 대단한 기득권인가. 정년 65세는 기득권이라기 보다 교원의 정체성을 상징한다. 정년 65세는 교직이 전문직인가 아닌가하는 잣대로서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전국의 교원들이 그야말로 가열 차게 원상회복을 부르짖고 있는 것이다. 전문직의 특성 중 하나는 나이가 들수록 존경받는 것인 데 이 정부들어 교원들은 나이가 들면 무능해지는 양 헌신짝 취급을 받았다.

원로 교육자는 마땅히 우리 사회에서 존경받아야 한다. 정년 연장은 전문직인 교원의 경우 나이가 들면 무능해지는 것이 아니라 경륜이 풍부해 진다는 것을 우리사회가 법개정을 통해 공식적으로 다시 확인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자못 크다.

얼마 전 `우리 나라 청소년들의 경로의식이 아시아 각국 중 꼴지'라는 발표가 충격을 안겨준 바 있다. 고령의 김대중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이런 현상이 심화된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12일 국회에는 참교육학부모회 등 교원정년 연장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몰려가 시위를 하는 가 하면 일부 언론은 야당의 정년 연장 추진을 단순히 교원의 표를 의식한 선심성 횡포쯤으로 폄하하고 있다. 정작 정부·여당이야말로 원칙도 없이 학부모들의 여론을 몰아가며 교육논리가 아닌 정치·경제논리로 교원들의 정년을 무리하게 단축한 데 대해 비판받아야 한다. 국회는 더 이상 시간 끌지 말고 교원정년을 연장해 교원들의 손상 당한 자존심을 다소나마 위무하고 여당식 여론몰이 보다 야당식 원칙 중시 리더십이 가치를 발휘하는 계기로 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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