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행은 없다”던 신학용 위원장의 말과 달리 교과위는 지난달 26일 정수장학회 관련 국정감사 증인채택 문제를 두고 50분 만에 정회했다. 교과위는 이날 전문직 지방직화 등 교육공무원법 일부개정법률안 외 8개 법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었다. 5일 시작되는 국정감사도 순탄치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선을 앞두고 어느 해보다 팽팽한 힘겨루기가 예상되는 가운데 여야가 등록금부담완화, 학교폭력근절대책 등 현안에 대해 이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감 이슈와 정당 입장에 대해 여야 간사에게 들어봤다.
“인기 아닌 실현가능성에 무게”
새누리당 김세연 의원
“교육감 범죄행위 엄벌 처해야”
“교육 문제는 보수와 진보의 이념 대립을 뛰어넘는 국가의 미래입니다. 정쟁이 아닌 대의를 따르고, 절차를 준수하며 국민을 우선하겠습니다.”
교과위 새누리당 간사 김세연 의원은 산적한 현안 해소와 원만한 국정감사 진행을 위해 대화와 합의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는 학교폭력근절대책 마련과 대학등록금 맞춤형 반값 실현을 꼽았다.
“현장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부터 해법을 찾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학교폭력근절을 위한 대책, 대학등록금 맞춤형 반값 실현이 화두라 판단하고 관련된 문제점 및 대안을 찾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김 의원은 대학등록금 경감 문제에 포퓰리즘적으로 접근하는 것에 대해 경계심을 드러내며 실현가능성을 강조했다.
“정책개발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실현가능성이죠. 선동적 구호가 아니라 실제 필요한 저소득층에 그 혜택이 돌아가고 실제 학생들이 느끼는 부담의 정도에 따라 맞춤형 지원을 하자는 것이 새누리당 안의 핵심입니다. 여야 간 입장 변화도모가 쉽지 않은 사안이니만큼 의안조정제도를 활용해 심도 깊은 논의를 진행해 나갈 생각입니다.”
초중등교육의 가장 시급한 과제로는 교권확립을 꼽았다. 그는 “교실붕괴가 염려 수준을 넘어 강력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라며 “학생 인권보호과 함께 교권과 학습권도 마땅히 존중될 수 있도록 정책적·법적 제도 마련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교권보호 관련 개정안은 현재 법안심사소위원회 계속 심사 중이고 제정법은 국정감사 이후 공청회를 거쳐 법안심사를 할 예정입니다. 한마디로 국회법이 규정하고 있는 심사 과정을 거치는 중이지요. 교원의 권리보호와 함께 합리적 교원평가, 건강한 교사 간 경쟁 등을 통해 교원에 대한 사회시각을 호의적으로 만들 수 있는 조치들이 병행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했으면 합니다."
교과부-교육청 간 갈등, 교육감들의 비리 연루 등 교육자치제를 둘러싼 문제에 대해서는 갈등해소를 위한 전향적 자세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교육자, 특히 교육감은 사회통념을 뛰어넘는 도덕성을 가져야 하므로 범죄행위는 주저 없이 엄벌에 처해야 합니다. 보수니 진보니 하며 편 가르기를 하는 것은 교육적으로 방해만 될 뿐입니다. 교육자치 방식에 있어 정비가 필요하다면 러닝메이트제 등 다른 방안을 강구하는데 머리를 맞댈 필요도 있습니다."
“국민 일반 관점에서 國監 치를 것”
민주당 유기홍 의원
“교권보호 최소한 장치 마련 검토”
“19대 교과위원들은 성실하고 진지하게 상임위 활동에 임하고 있습니다. 다른 상임위에 비해 회의를 많이 갖고, 업무보고도 사전 국정감사 수준으로 진행했어요. 법안 처리를 위한 전체회의도 두 차례 가졌고 결산심사도 일찌감치 끝냈습니다.”
교과위 민주당 간사 유기홍 의원은 19대 교과위 활동에 자신감을 드러내며, 국감을 통해 국민 일반의 눈높이에서 이명박 정부 5년의 핵심교육정책을 종합평가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초중등교육 관심사로는 학교비정규직, 고교다양화 300프로젝트, 교육비부담, 학생안전, 입학사정관제, 정수장학회를, 고등교육에서는 대학 서열화, 반값등록금, 국가장학금, 대학구조개혁사업, 전문대학원, 대학 상업화 등 다양한 사안을 꼽았다. 특히 교육격차 해소와 학교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며 “관련 법 제정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국감에는 쟁점이 많습니다. 이명박 정부 마지막 국감인 만큼 현 정부의 핵심 교육정책에 대한 평가가 필요합니다. 국민 일반의 관점에서 꼭 필요한 부분을 지적하는 민생국감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여야 쟁점 중 하나인 대학등록금 문제에 대해서는 “박근혜 후보도 반값등록금을 언급한 만큼 여야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유 의원은 민주당 방안의 구체성을 장점으로 꼽으며 새누리당의 전향적 협조를 당부했다.
“민주당은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해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과 고등교육법 개정안을 제1호 법률안으로 발의했고 현재 국회 교과위에서 심의중입니다. 소요예산과 향후 단계별 실천계획도 수립되어 있지요. 새누리당에서 민주당의 반값등록금 정책을 경청해주시고 해당 법률안을 합심해서 처리해주시기 바랍니다.”
교과위 법안심사소위에 상정돼 있는 교권보호 법안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장치마련이라는 관점에서 검토하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교사가 자신의 능력을 교실이라는 공간에서 극대화 시킬 수 있도록 행정적으로 지원해 교사에 대한 사회적 명예와 지위가 회복되면 교권이 추락한다는 이야기는 사라질 겁니다. 사회문화적 분위기 조성으로 해결돼야 할 것과 제도 마련을 구분해 법안을 검토하겠습니다.”
교육감 선거방식 등 교육지방자치제도 개선에 대해서는 “교육감 직선제는 교육자치의 꽃”이라며 “과거로 회귀하기 보다는 시민참여형으로 보완 발전시켜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