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줍게 손을 잡은 풋풋한 연인부터 임신 19주째라며 함박웃음을 짓는 신혼부부, 곧 입대할 아들을 둔 중년의 아버지까지. 이들이 한자리에 모인 이유는 하나. ‘좋은 부모가 되고 싶다’는 소망 때문이다.
생각보다 많은 부모들이 자녀 양육에 대한 지식과 경험 부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육아서적을 읽고, 강의도 찾아 들어보지만 좋은 부모가 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부모 스스로 양육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내면의 힘을 길러주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회장 이제훈)의 ‘부모성장’ 프로그램은 이런 의식에서 출발했다.
대구지역에서 강의를 맡고 있는 박세라 팀장은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나를 돌아보는 시간도 필요하다는 것이 핵심”이라며 “행복한 부모에게 필요한 기본자세와 마음가짐을 가르치는 데서부터 교육은 시작된다”고 말했다.
이 재단의 부모교육은 매주 한 회 2시간 씩 총 10주로 구성돼 있고 한 반에 20명 이하의 소규모로 운영된다. 교육은 주로 집단상담 방식으로 이뤄지며 참여자들은 매 회마다 주제를 정해 자신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실천할 사항에 대해 구체적으로 계획한다. 다음 차시가 되면 일주일 동한 실행한 결과를 공유하고 소통하는데 이 과정에서 부모 되는 것의 가치와 자신의 양육 태도를 자연스럽게 점검할 수 있는 것이다.
박 팀장은 “기존 프로그램은 부모가 자녀를 위해 무엇을,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데 그쳤다면 이 프로그램은 부모가 스스로를 돌아보고 가정에서 자녀와 함께 실천방법을 찾게 한다는 점에서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밝혔다.
인성교육이다, 가정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해 많은 부모가 인성교육에 신경을 쓰고는 있지만 쉽지 않은 것은 부모로서 중심이 제대로 잡혀 있지 않기 때문이다. 부모가 제대로 표현하고 제대로 소통해야 올바른 자녀 인성교육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한 학부모는 “아이들을 위해서 왔는데 나를 위한 자리가 됐다”며 “좋은 부모는 무조건적 희생만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자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은 현재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부모교육을 포함해 공모전 수상작 3개 프로그램을 일선 학교 및 기관에 적용할 수 있도록 매뉴얼을 개발하고 있으며, 12월 중 홈페이지(www.insilryeon.com)에 탑재, 전국에 보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