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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영국> 영국 명문고에 자사고의 길을 묻다

윈스턴 칼리지, 브라이턴 칼리지, 온들 스쿨 방문기

명문사립고의 조건

√ 스포츠 등 전인교육
√ 전통과 문화에 애정
√ 우수학생 동기 유발
√ 교사들 헌신과 노력

지난달 영국의 유명 사립고 ‘윈체스터 칼리지(Winchester College)’, ‘브라이턴 칼리지(Brighton College)’와 ‘온들 스쿨(Oundle School)’을 방문했다.

윈체스터 칼리지는 이튼 칼리지, 해로우 스쿨 등과 함께 우리나라에도 유명한 사립고다. 브라이턴 칼리지는 선데이타임즈의 ‘2011~2012년 올해의 사립학교(UK Independent School of the Year 2011~2012)’로 선정됐고, 온들 스쿨은 2012년 올해의 사립학교 교장상을 수상한 학교로 유명하다.

윈체스터 칼리지는 영국의 유명한 상류층 잡지인 ‘태틀러(Tatler)’의 ‘2010년 올해의 사립학교(Public School of the Year)’로도 선정된 바 있다. 이 학교는 기숙사에서 수업을 받으러 오는 길목에 졸업생들의 이름이 적혀 있는 야외 기념관을 지나가야 하는 구조가 특징적이다. 이 기념관은 국제분쟁에 참전해 전사한 윈체스터의 졸업생들을 기리는 곳이다. 졸업생들이 사회적 지도자로서 갖춰야 할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를 실천한 졸업생들의 정신을 잊지 않도록 매일 기념관을 지나도록 한 것이다.



브라이턴 칼리지는 170여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명문사립고다. 학생들은 자부심을 갖고 엄격한 학교규칙을 지키고,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진학 준비와 더불어 스포츠클럽 등 다양한 활동도 하고 있는 것을 학생들과의 대화를 통해 알게 됐다. 옥스퍼드대 진학을 희망하는 한 여학생은 본인의 꿈을 실현시켜 줄 수 있는 학교에 다니고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는 표현까지 했다. 입시 준비를 하는 우리 고교생들과 크게 다르지 않는 모습이지만 행복함과 자신감이 섞여 있는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온들 스쿨은 450년이 넘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학교다. 여러 학교건물들은 영·미의 전통적인 사립대처럼 별도의 경계 없이 도시와 어우러져 있었다. 특히 주변에 셀 수 없이 많은 럭비 경기장, 공식 규격의 육상 트랙, 실내 체육관, 다목적 운동장이 있는 것은 우리와 다른 모습이었다. 교감은 “교과 공부뿐 아니라 스포츠 활동, 클럽 활동 등을 통해 하루 종일 학생들이 바쁘게 지내는 시간이 본인들의 꿈을 이루어 가는 과정”이라고 표현했다.

영국의 명문 사립고를 돌아보고 교사나 학생들과 인터뷰를 하면서 우리의 사립고를 생각해 봤다. 우리나라에서 사립고가 전통 있는 명문교로 성장할 수 있도록 2009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제도가 ‘자율형 사립고’ 제도다. 올해 도입 4년차를 맞고 있는 자사고가 영국 사립고와 같이 국민들이 인정하는 좋은 학교(good school)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몇 가지 벤치마킹 할 부분이 있다.

첫째, 이들 학교는 교육과정이 학생들의 전인적 성장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학생들이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도록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점은 영국과 우리가 동일하다. 그러나 일과 중에도 체육활동이 매우 중시되고 있을 뿐 아니라 클럽 활동과 방과후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스포츠 활동이 이뤄지는 점은 달랐다.

둘째, 학교의 전통과 문화에 대한 구성원들의 깊은 존경과 애정이다. 학교의 전통과 문화 오랜 시간에 걸쳐 만들어졌지만, 현재의 구성원들이 계속 만들어 가고 있어 현재 진행형이기도 하다. 건물, 교복, 다양한 의식과 예배, 행사 등은 학교의 전통과 문화를 상징한다. 우리 사립고들도 우수한 성적을 넘어 이런 전통과 문화를 만들어가는 노력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셋째, 우수한 학생들이 끊임없이 노력하도록 학문적 동기를 유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학교는 왜 좋은 학교인지 묻는 필자의 우문(愚問)에 “우수한 학생들이 있기 때문”이라는 현답(賢答)을 해준 교감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아무리 좋은 시설과 교원을 갖춰도 열심히 하는 학생이 없다면 좋은 학교라 할 수 없을 것이다. 우수한 학생들이 입학해 열심히 공부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좋은 학교의 필수적인 요소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배울 점은 교사의 헌신(commitment)이었다. 기숙사 학교로 운영되고 있는 영국의 사립고는 대부분 교사들의 노력이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 학교들은 공립학교에 비해 보수를 더 주기는 하지만 교과지도와 클럽 활동, 심지어 기숙사 생활 관리에 이르기까지 많은 부분을 교사들의 헌신에 의존하고 있다. 학교 구성원들의 헌신과 학교에 대한 애정 없이는 좋은 교육성과를 이끌어낼 수 없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교사의 헌신과 노력을 이끌어낼 때 좋은 학교를 넘어서 훌륭한 학교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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