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가 좋다고 컴퓨터관련 학과로 진학하고 싶어 하는 학생 중 대다수는 단지 컴퓨터 게임을 좋아하는 아이들이예요. 이런 학생들은 진학을 해도 중도 포기가 많죠. 게임을 좋아하는 것과 만드는 일은 다르니까요. 마찬가지로 아는 것과 해보는 것은 다릅니다. 학생들이 직접 다양한 직업을 체험해본다면 실제 하는 일은 뭔지, 어떤 준비가 필요하고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지 알게 돼 구체적인 꿈을 정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11일 서울무역전시장(SETEC)에서 열린 ‘2013 서울행복진로직업박람회’에서 만난 오상희 서울 숭문고 진로진학상담교사의 말이다. 이날부터 3일간 서울시교육청(교육감 문용린) 주관으로 열린 박람회는 ‘아이들의 가슴에 행복트리를 심어주세요’란 주제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이뤄졌다. 각각의 부스에서 프로그램을 마칠 때마다 스티커를 부여하는 등 재미도 놓치지 않았다. 육군2항공여단 이수연 중사와 직업 상담을 한 창문여중 3학년 김선빈 학생은 “평소에 부모님이 여군이 되라고 말씀하셔서 막연하게만 생각해왔다”면서 “마침 군인 커리어코치가 계셔서 여군이라는 직업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첫날임에도 박람회장을 찾은 교사와 학생들로 혼잡했다. 정명희 서울 창문여중 교사는 “학교 급에 따라 프로그램을 세분화해 별도로 운영하거나 방문 요일, 혹은 오전·오후로 시간대를 구분해 접수를 받았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상담 절차, 프로그램 운영 방법 등에 대한 사전 홍보가 부족했다”고 아쉬워했다. 정 교사는 “기말고사 이후 방학 전까지 학습 분위기가 산만하다”면서 이런 직업체험 시설을 상시 운영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자유학기제 확대 시행 시, 별도 일터 발굴에 대한 부담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이번 박람회는 꿈을 틔우고 행복을 키워 세상과 이어준다는 의미로 ‘틔움’, ‘키움’, ‘이움’ 등 총 3개 주제관에서 직업적성검사, 진로코치 지원단과의 1:1 진로·진학 상담, 직업체험거리 조성 등을 통해 학생들이 직접 보고 듣고 만지는 체험이 가능하도록 구성됐으며, 컨벤션홀에서는 문화·예술 공연과 한국홍보전문가 서경덕 교수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멘토 강연도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