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위원 50명중 유일한 현직 교원
15년간 통일교육 주도 전문성 인정
“통일에서 교육이 가장 어렵고 중요”
“교육과정 조정, 연수 등 과제 산적”
지난 15년 간 우리나라 통일교육의 기틀을 잡고 집대성을 하는데 힘써온 ‘통일교육의 대모’ 최경자(61) 서울공덕초 교장이 대통령 직속 통일준비위원회 민간위원으로 위촉, 본격 통일준비 작업에 뛰어들게 됐다.
22일 공덕초에서 만난 그는 인사와 함께 “정년퇴임이 눈앞인데 일을 더 하게 생겼다”는 가벼운 농담을 건네면서도, 곧바로 “어깨가 무겁다”고 말했다. 중차대한 업무를 앞두고 설렘과 부담감을 동시에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는 표정이다.
그는 이번 통일준비위원회 민간위원 50명 명단 가운데 초중고 학교현장에서 선정된 유일한 인사라 주목을 받고 있다. 물론 자문위원 중에는 20명의 고교 교장이 있지만, 민간위원 중에는 최 교장의 독보성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최 교장은 “지난 2000년 김대중 정권 시절 남북통일에 대한 방향이 화해와 협력으로 변혁이 일어남에 따라 이에 맞는 통일교육 자료가 필요해 집필진에서 일하고, 통일교육 연구를 시작한 것이 지금까지 이르고 있다”고 했다.
당시 뜻을 같이 한 교사 30여명이 서울초중등남북교육연구회를 만들어 활동했던 것이 우리나라 2000년대의 통일교육 초석이 됐다.
최 교장은 “초창기에는 거의 매주 밤샘작업을 하다시피 하며 교육자료를 만들었다”고 떠올렸다.
이후 탈북학생 숫자가 급속히 늘면서 이에 대한 교육 필요성도 제기, 최 교장을 포함한 남북교육연구회 교사들은 더욱 바빠졌다. 최 교장은 이 역시 사명으로 받아들이면서 탈북학생 교육도 맡았다. 그것이 현재 그를 최고의 전문가로 서게 한 발판이 됐다.
이처럼 2000년대 초 통일에 대한 개념이 바뀐 직후 지금까지 통일교육을 도맡아온, 몇 명 안 되는 산증인 중 한명인 최 교장이 이번 통일준비위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에 대해선 “학교 현장에서 할 수 있고, 또 필요한 것에 대해 최대한 의견을 개진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통일에 있어 교육문제가 가장 중요하면서도, 가장 어려운 부분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가장 많은 준비가 따라야할 분야로 예상했다.
최 교장은 “신도시를 지을 때 건물, 도로 등 외형적인 것은 빨리 잘 추진할 수 있지만 교육은 그렇지가 않다”면서 “남북한의 교육은 이질성이 있으므로 남북한 교사들의 문제, 이에 따르는 교사 연수 문제, 교육과정 조정 문제 등 미리미리 준비해야만 할 것 들이 많다”고 했다.
이어 “통일에 대비한 교육준비를 하지 않으면 많은 어려움이 생겨 결국은 학생들에게 갈등과 피해가 갈 수 있는 문제가 많다”고 덧붙였다. 지금부터 조금씩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야 혼란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통일에 대해 긍정적으로 봐야한다는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
최 교장은 “많은 분들이 통일이 되면 혼란스러울 것으로 보는데, 실제로는 매우 희망적일 것”이라고 자신감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통일은 대박’이라는 원대한 목표를 향해 출발하는 시점이지만, 정작 최 일선에서 활약하는 그의 꿈은 소박했다. 최 교장은 “통일이 된다면 황해도 조그마한 시골마을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