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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연구

성격을 바꿀 수 있을까요?

매우 조심스럽게 상담실 문을 열고 한 남학생이 들어와 상담할 수 있는지 묻는다. 목소리는 작지만 차분하고 체격도 보통이며 성실해 보인다.

처음엔 친구와 갈등이 생겼는데 어떻게 해결해야 될지 물었다. 그리고는 한참 후 이제 그 문제는 해결할 수 있겠다고 하더니 한 가지만 더 물어봐도 되냐면서 마치 별일 아닌 듯이 물어본다. 사실 이 문제가 상담실에 온 ‘진짜 이유’다.

“선생님 어떻게 하면 내성적인 성격을 바꿀 수 있을까요?”라고 말하더니 고개를 떨군다. “너의 성격을 바꾸고 싶구나, 네 성격의 어떤 점이 마음에 안 드니?”라고 물어보면서 대화를 나눠보니 결국 엄마의 비난조의 말 때문이었다. 늘 엄마는 자신에게 “넌 그 내성적인 성격 때문에 큰일이다. 성격 좀 바꿔라”고 말한다는 것이다.


나는 이 아이에게 “너 성격을 고칠 필요가 없단다. 지금도 훌륭한 성격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라며 “이순신 장군이 내향적인 성격이겠니? 외향적이겠니?”라고 묻는 방식을 통해 내향적인 성격의 우수함을 말해줬다. 아이는 자신의 성격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버리고 자부심을 갖게 됐고 마음이 매우 편안해졌다면서 돌아갔다.

가끔 사람들은 외향적인 성향을 좋게 생각하고 내향적인 성향을 나쁘게 말한다. 이는 아마도 내향적인 성향은 소극적이며 우유부단하다 생각하고 외향적인 성향은 활달해 사교성이 좋다고 생각하여 그런 것 같다.
하지만 이는 매우 잘못된 생각이다. 두 가지 성향 모두 장단점이 있는데 외향적인 성향은 주의집중이 자기외부에 있어 외부활동에 적극적이다. 또한 정열적이고 활동적이며 말로서 표현하기를 좋아하고 경험한 다음에 이해하려고 한다. 반면 내향적인 성향은 주의집중이 자기내부에 있어 조용하고 신중하며 말보다 글로서 표현하기를 좋아하고 이해한 다음에 경험을 한다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외향적인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행동이 빠르지 않아 소극적이라 생각하기 쉽고 말로 표현하기를 주저하니 소심하고 우유부단하게 느껴질 수 있는 것이다. 대신에 깊이 생각하고 행동하기 때문에 실수가 적고 신중한 점이 매우 우수한 점이다.

이 학생의 어머니 역시 외향적인 성격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아들의 행동이 답답하게 느껴졌을 것이다. 그로 인해 늘 비난의 소리를 듣고 자란 이 학생은 자신의 성격에 문제가 많다고 생각하고 위축돼 자신감을 잃고 있었다. 그러다 자신의 문제가 아니라 상대적으로 성격이 다른 어머니의 입장에서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자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버리게 됐던 것이다.

상담실을 찾는 아이들 중에도 친구에게 충고하는 차원에서 성격을 고치라는 말을 하거나 자신도 뭔가 잘못했을 때 친구에게 자신의 성격을 고치겠노라는 말을 잘한다. 그러고는 변하지 않는 친구를 보면서 실망스러워 같이 놀지 못하겠다고 한다.

그럴 때마다 난 늘 똑같은 말을 해준다. “친구의 성격이 바뀌길 기대하지 말고 그냥 그 모습 그대로 봐주면 안 되겠니?” “너도 그 친구에게 성격을 고치겠다고 하지 말고 내가 좀 부족한 면이 있는데 그냥 봐주면 안 되겠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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