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학교혁신과장, 막말 파문 “수업 안 하려 데모” 주장까지 중등수석교사회 징계요구 청원
경기도교육청 학교혁신과장이 한 교사 연수회에서 저급한 표현까지 써가면서 수석교사를 폄훼하는 발언을 해 수석교사회가 징계를 요청하고 나섰다.
문제가 된 발언은 지난달 12일 경기도교육연수원에서 280여 명의 중등교원을 대상으로 한 ‘경기혁신교육 철학과 정책’ 강의에서 나왔다.
강의를 한 서 모 과장은 강의 중 “요즘에는 수석교사들이 수업 많이 시킨다고 막 데모하고 그러더라”면서 “주로 교단을 떠나려고, 수업을 안 하려고 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똑똑한 수석교사가 오면 날마다 출장 다닌다”면서 “바깥으로 싸돌아다녀서 출장비만 다 없어지고 자기 학년은 개판이고 교실을 들어가 보면 애들은 난장판”이라는 막말까지 했다.
수석교사들은 “수업을 많이 하라고 해서 데모하는 것이 아니라 수석교사를 정원 외 배치한다는 선발 공문의 약속을 지켜주라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교육청의 공문에 따라 수석교사의 필수직무인 컨설팅을 한 정당한 직무행위에 대한 허위날조로 점철된 모욕이자 도교육청 과장으로서 입에 담을 수 없는 저급한 표현”이라며 도교육청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개 사과를 연이어 요구했다.
그러나 도교육청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이유로 해당 게시물들의 실명을 모두 가리고, 서 과장이 아닌 해당과 주무관을 통해 ‘전체 맥락에서 그런 의도로 한 말이 아니었다’는 요지의 답변을 반복해 달도록 했다.
이에 경기중등수석교사회 소속 150여 명의 교사는 27일 도교육청 정문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서 과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들은 “서 과장이 ‘수석교사들이 수업을 하지 않으려고 데모를 한다’고 했다”며 “우리가 왜 집회를 하는지도 모른다면 그 자리에 있을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서 과장은 “수석교사 이야기가 아니라 부장교사 등이 각종 컨설팅을 명목으로 밖으로 다니는 일이 많아 교장들의 원성이 심하다는 뜻으로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며 “수석교사를 폄훼한 말을 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서 과장이 사실까지 부정하며 교원 집단 간 갈등을 부추기자 중등수석교사회는 29일 강의 녹취록을 공개하고 교육부 장관과 경기도교육감에게 진상조사와 징계를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이들은 “서 과장이 수석교사에게 심각한 상처를 주는 잘못을 한 행위에 대해 수차례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과나 수습은커녕 사실을 부정하고 왜곡하는 등 교육청 간부로서 도덕성과 책임감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두 주 이상의 시간과 기회를 줬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수석교사들의 행동에 대응하겠다든지 실태조사 운운하며 협박 발언을 해 어쩔 수 없이 녹취파일을 공개했다”면서 “합당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을 시에 다음 단계 대응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