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을 위해 화장을 마쳤으니 옷을 골라 입어야겠다. 옷차림이나 옷맵시와 관련한 말에도 외래어나 외국어가 많다. 여성들은 속옷(←언더웨어)에도 꽤 신경을 쓴다. 정장을 입으려면 여성용 속옷(←란제리)도 갖춰 입어야 하고, 꼭낀바지(←빽바지)나 짧은치마(←미니스커트)를 입을 때는 팬티선(←팬티라인)도 신경 써야 한다.
(1) 언더웨어(underwear) → 속옷
(2) 란제리(←<프>lingerie) → (여성용) 속옷
(3) 빽바지(tight pants) → (꼭)낀바지
(4) 미니스커트(miniskirt) → 깡동치마, 짧은치마
(5) 팬티라인(panties line) → 팬티선
‘스커트’라는 말이 널리 쓰이고 있지만 ‘치마’면 충분하다. ‘쓰봉’이라는 일본말을 이제는 거의 ‘바지’로 대체해서 쓰지 않는가. ‘스커트’라는 말이 ‘치마’를 대신하지 않기를 바란다.
(6) 쓰봉/즈봉(←<일>jubon, <프>jupon) → (양복)바지
(7) 반쓰봉/반즈봉 → 반바지
반쓰봉을 ‘반바지’로 잘 바꿔 쓰고 있는데, ‘쇼츠’나 ‘쇼트 팬츠/숏팬츠’가 그 자리를 넘보고 있다. 더 짧은 ‘핫팬츠’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8) 쇼츠(shorts), 쇼트 팬츠(short pants) → 반바지, 짧은바지
(9) 핫팬츠(hot pants) → 한뼘바지
바지 종류도 많다. 여자들이 일할 때 입는 ‘몸뻬 바지’가 있다. 일할 때 입는 바지니까 ‘일바지’, 일본에서 들어온 바지니까 ‘왜바지’로 바꿔 쓰자. 몸뻬와 비슷한 모양의 남자 옷이 ‘당꼬바지’다. 허벅지 쪽은 헐렁한데 발목 부분의 밑단이 좁은 바지를 ‘당꼬바지’라고 한다. ‘당꼬’라는 말은 일본말 ‘だんこう, 남자 직공(男工)에서 왔다고 하는데, 탄광을 일본말로 당꼬(たんこう)라고 해서 탄광노동자들이 입던 바지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일본 순사를 떠올리게 하는 ‘당꼬바지’라는 말보다는 ‘홀쭉이바지’가 더 어울린다. 당꼬바지와는 반대로 아랫단에서 통이 나팔 모양으로 넓어지는 ‘나팔바지’라는 것도 한때 유행한 적이 있었다.
그냥 편하게 입을 때는 청바지(←블루진)가 좋다. 더 날씬하게 보이고 싶은 사람은 허리부터 발목까지 다리에 딱 달라붙는 맵시청바지(←스키니진)를 입는다. 근래에 여성들은 겨울철에 스타킹이나 타이츠처럼 생긴 바지인 ‘레깅스’라는 것을 많이 입는다. 레깅스는 양말처럼 신는 바지라는 뜻으로 ‘양말바지’라고 한다.
(10) 몸뻬(もんぺ) → 일바지, 왜바지
(11) 당꼬 바지(だんこう, 男工) → 홀쭉이바지
(12) 블루진 → 청바지
(13) 스키니진(skinny jeans) → 맵시청바지
(14) 레깅스(leggings) → 양말바지
바지 위에 입는 윗옷에는 어떤 게 있을까. 윗옷을 ‘우와기’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우와기는 일본말이다. ‘윗옷’이나 ‘윗도리’라는 말 대신에 이제는 ‘재킷’이라고 하는 사람도 늘었다. 밖에 나갈 때 입는 옷이라는 뜻으로 ‘외투’, ‘코트’라는 말을 쓰다가 근래에는 ‘아웃 웨어’라는 말을 쓰기도 한다. 이 말들은 모두 겉에 입는 옷이라는 뜻의 ‘겉옷’으로 대신할 수 있다.
(15) 우와기(うわぎ, 上衣), 재킷(jacket) → 윗옷, 윗도리
(16) 코트/오버 코트(over coat), 아웃웨어/아우터웨어(out wear), 외투 → 겉옷
‘윗옷’은 위에 입는 옷이라는 뜻이고, ‘웃옷’은 맨 겉에 입는 옷이라는 뜻이다. ‘재킷/자켓’은 윗옷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웃옷이 되기도 한다. 윗옷 목둘레를 ‘에리’라고 하는 사람이 있다. ‘에리’는 일본말이니 ‘옷깃’ 또는 그냥 ‘깃’이라고 하면 된다.
(17) 에리(えり) → 깃, 옷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