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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쉽게 낸 것 같은데 중간고사 평균 50점…"난이도 조절에 자꾸 실패해요"

⑦평가문항 출제

■ 새내기 교사들의 고충

학기 초 사전 협의 부족해
가르치지 않은 영역서 출제

수시로 교차 검토·공유하며
지적은 열린 마음으로 수용

#. 서울 A중 B교사는 지난해 시험문제 난이도 조절에 실패해 골머리를 앓았다. 중간고사 평균이 50점대로 예상보다 너무 낮게 나와 기말고사에서는 난이도를 대폭 낮춰 평균점수를 올려야 했다. 교사 입장에서는 이정도면 무난하다 생각했던 문항들이 학생들에게는 너무 어려웠던 것이다. 그는 문항 출제 시 어느 수준으로 맞춰야 적정 난이도인 것인지, 여전히 파악이 어렵다.

바야흐로 중간고사 시즌이 다가왔다. 이 시기는 비단 학생들만 힘든 것이 아니다. 교사 역시 크나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수업과 행정업무를 하면서도 틈틈이 문항을 출제해야 하기 때문에 무척 바빠진다. 교무실을 오가는 학생들이 보지 못하도록 보안도 각별히 신경 써야 하며 기출 문제와 겹치지 않게 하는데도 많은 공이 들어간다.



#. 울산 C중 D교사는 얼마 전 학생들에게 항의를 들었다. 시험기간 전 아이들에게 힌트를 줬는데 반마다 알려준 내용과 양이 조금씩 달랐던 것이다. 문항 출제와 업무까지 정신이 없다보니 어떤 반에는 힌트를 더 세부적으로 이야기하고 어떤 반은 참고할 것만 알려줬던 것이다. 그는 “앞으로는 시험 전 자료를 정리하고 동 교과 교사와 협의해 모든 반에 똑같이 전달해야 할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고 털어놨다.

문항 출제에 있어 신규 저경력 교사들은 교사 간 커뮤니케이션 부족으로 생기는 문제에 대해 공통적인 어려움을 호소했다. D교사는 “학기 초 어떤 내용을 가르칠지 협의가 부족했었는지 동 교과 교사가 가르치지 않은 부분에서 문제를 내 교차 검토 과정에서 삭제해야 했다”고 밝혔다.

B교사는 “교차검토나 공동출제 때 동료교사의 문항이 너무 어렵거나 수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도 쉽게 지적하지 못하는 분위기도 어려움 중 하나”라고 말했다. 교사들 사이에서는 자신이 출제한 문항이 일종의 ‘자존심’ 같은 것이기에 오류가 있는 것이 아닌 이상 문항에 대해 지적하기 어렵다는 것. 부장이나 선배교사가 제출한 문항일수록 더욱 힘들어진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도 동료 교사 간에 수시로 협의하고 합리적인 지적은 흔쾌히 수용하는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영호 서울 압구정고 수석교사는 “문항을 지나치게 지엽적인 부분에서 출제했거나 애매하게 기술했을 때 난이도가 높아지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문제 역시 동료교사들과 수시로 교차검토하고 터놓고 이야기하면서 자연스럽게 조정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수석은 “동료 교사의 문항에 수정이 필요한 경우 상대방의 자존심을 살려주면서도 기분 나쁘지 않게 이야기하는 요령들을 알아두는 것도 좋다”고 덧붙였다.

평가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초등 교사들도 어려움은 있다. 우선 연수나 매뉴얼 등이 부족한 것이 문제로 지적됐다. 서울 G초 H교사는 “수행평가만 해도 발표나 서술, 관찰 등 워낙 다양한 방법이 있다 보니 지필평가에 투자할 시간과 정보가 부족해 보통 아이스크림이나 인디스쿨 자료를 활용하게 된다”고 말했다. F교사도 “평가담당 교사가 아닌 이상 문항 출제와 관련된 연수를 받을 기회가 없는 것은 사실”이라며 “문항출제에 대한 전문성을 기를 수 있는 더 많은 정보와 자료가 제공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황영란 경남금성초 수석교사는 “교사 커뮤니티 사이트에 의존하는 것은 좋은 습관이 아니”라며 “무엇을 가르쳐야 할지 핵심 성취기준과 그 유형을 제대로 파악하면 어떤 평가 도구가 필요한지 자연스럽게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황 수석은 “가장 좋은 문항은 학생에게서 나온다”며 “아이가 부족한 것을 관찰하면서 그 아이를 위한 개별‧맞춤형 문항을 뽑아내기 위해 노력해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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