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계와 교육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잇따른 교원 성추행 파문과 관련해 국민 앞에 사과했다. 뼈를 깎는 자기개혁과 교원부터 솔선해 인성교육을 실천함으로써 학내 성범죄를 근절하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이와 관련, 民官學이 참여해 교직윤리헌장을 전면 재개정하고 교단 온정주의 배격 등을 담은 성범죄 근절 5대 수칙도 함께 지켜나갈 것을 다짐했다.
한국교총과 17개 시·도교총, 한국초·중·고교장총연합회를 비롯한 16개 교장회, 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등 40여개 교육, 시민단체 대표들은 11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교직윤리헌장 전면 개정 및 교원 스스로 인성교육 솔선 실천 선언’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들은 “학교를 사랑하고 교원을 신뢰해 온 국민들과 이번 일로 누구보다 상처 받은 여 교원, 학생들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사과했다.
이어 “묵묵히 제자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대다수 교원의 명예와 자긍심이 무너지고 있는 상황이 우려된다”며 “철저한 자성과 재발 방지 노력을 통해 교육계의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약속했다.
안양옥 교총 회장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번 일을 계기로 뼈를 깎는 자성과 강도 높은 자기개혁에 나설 것”이라며 “그것만이 실추된 신뢰와 교육본질을 회복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교육계 내 잘못된 관행인 온정주의와 폐쇄 문화를 개혁하고, 일부 부적격 교원에 대해서는 전체의 명예와 교권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를 위해 안 회장은 “교총이 2005년 제정한 교직윤리헌장을 사회 변화와 요구를 반영해 전면 재개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민관학 공동으로 ‘재개정위원회’를 구성해 새로운 교직문화를 지향하고 잘못된 관례와 관습을 타파하는 내용의 헌장을 만들겠다”며 “헌장 문구가 선언에 그치지 않고 학교 현장에 확산, 실천되도록 진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제자 인성교육에 앞서 교원이 먼저 인성교육을 솔선해 실천할 것도 호소했다.
안 회장은 “아무리 강한 처벌과 제도가 있더라도 인식 전환과 문화가 바뀌지 않으면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며 “교원 스스로 인성 실천의 모범이 되는 ‘새로운 교원상’ 정립에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안 회장은 학내 성희롱·성추행 근절을 위한 교원 5대 수칙도 제안했다.
5대 수칙은 ▲학생·교직원에 대한 교내 성범죄의 교육악(惡) 규정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언행 절대 금지 ▲피해자에 대한 적극 보호와 정해진 절차에 따른 구제 노력 ▲교단 내 온정주의 배격 및 단호하고 엄정한 조치 ▲지속적인 예방교육과 연수를 통한 근절 노력이다.
이밖에 교육부와 교육행정 당국에는 정확한 진상조사와 함께 학교와 교육청의 관리감독 소홀 여부를 명확히 가려서 일벌백계할 것을 요구하고, 학교의 특수성을 고려한 구체적인 성희롱 기준 매뉴얼 제작‧보급도 촉구했다.
성범죄 근절과 인성실천 의지를 담은 대표 참석자 발언도 이어졌다. 하헌선 시도교총회장협의회 회장은 “이번 위기를 통해 더 높은 도덕성으로 재무장하고 교권을 바로 세우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박덕수 한국초중고교장총연합회 이사장은 “근절 수칙이 모든 학교에서 공유, 실천될 수 있도록 교장들이 의지를 갖고 솔선하겠다”고 말했다.
강동복 충남 인실련 상임대표는 “봉사하는 교사, 새로운 교사상 정립을 위해 인실련이 선생님들과 함께 인성교육 실천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안양옥 회장은 “교직윤리헌장 전면 개정과 인성교육 솔선 실천 선언에 50만 교육자들의 적극적인 이해와 동참을 바란다”면서 “국민들께서도 교육계 일부의 잘못은 엄히 비판하시되 제자를 사랑하고 묵묵히 사도를 걷고 있는 많은 선생님들에게는 변함없는 신뢰를 보내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