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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내몽골 밤하늘은 별자리 책이었다

11~16일 한국교총 전세기 연수
드넓은 초원·사막…새로운 경험


방학이 다가오면 한국교총 복지플러스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 보게 된다. 교총에서 방학 동안에 실시하는 해외연수를 통해 한 학기 동안 지친 몸과 마음을 힐링하기 위해서다. 몽골 여행을 한 지인의 소개로 11~16일 80명의 교원과 가족들이 참여한 몽골 여행길에 함께 했다.

몽골여행의 대표 격인 초원체험부터 시작했다. 우리가 도착한 곳은 천당 초원이다. 해발 1000m의 끝이 보이지 않는 대초원에 들어서니 여기저기에 몽골식 이동주택인 ‘게르’ 집단촌이 있었고 말들이 자유롭게 풀을 뜯고 있었다.

버스에서 내릴 때 몽골족들이 전통 환영식을 해줬다. 전통가요를 부르며 방문객에게 작은 술잔에 술을 권하는 풍습이다. 받은 잔은 그 자리에서 다 비우는 게 아니고 오른쪽 손가락 끝으로 술을 묻히고 하늘에 한번, 땅에 한 번, 이마에 한번 튕겨 냉 후 술잔을 비우는 것이라고 한다.

‘게르’라 천막집 바닥에서 자나 했더니 시멘트 같은 재료로 침대와 세면실이 따로 마련돼 있었다. 하지만 호화호특(후허하오터·내몽골의 수도)이 화려한 조명으로 밝혀진 것과는 반대로 여기는 일정 기간 동안만 전기가 들어온다고 했다. 정말 끝도 없이 드넓은 초원에서 1시간 30분간 말을 타고 나니 엉치뼈가 너무 아파 한국에 올 때까지 앉아 있기도 힘들 정도였다.

초원에 누워 밤하늘을 가만히 바라보면 촘촘히 박힌 별들이 그대로 쏟아질 듯했다. 마치 별자리 책을 보는 듯 모든 별이 다 보였다. 북두칠성도 또렷하게 국자모양으로 자리 잡고 있었고, 별똥별이 떨어지는 것도 선명하게 보였다. 아름답게 흩뿌려진 은하수도 난생 처음으로 봤다. 하늘에 떠있는 별자리를 찾으며 지냈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했다. 게르에서 보낸 하룻밤은 마치 동화 속으로 빨려 들어간 듯한 착각마저 들게 했다.

초원 체험을 마치고 다시 후허하오터로 이동했다. 몽골어로 ‘푸른 성’을 의미하는 이곳은 16세기 도시가 처음 세워졌을 당시 도시를 둘러싼 성벽에 청색 벽돌을 사용한데서 유래됐다고 한다. 대소사는 후허하오터시에서 가장 큰 라마교 사원으로 유명하다. 명나라 때인 1579년 창건돼 고색창연한 모습을 전해주고 있었다. 대소사 주위에 몽골 전통 시장인 새상노가(塞上老街)가 있다. 골동품을 하나 사려고 했지만 말이 안 통해 살 수 없었다. 관광지에서 영어면 어느 정도 소통이 됐는데 이곳은 아니었다. 여행을 가기 전 현지어를 조금이라도 알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절실했다.

다음 날은 사막체험을 했다. 쿠부치 사막은 동서 길이가 262㎞에 이르는 거대한 사막으로 유명하다. 중국에서는 7번째, 세계적으로도 9번째로 큰 사막이다. 장갑차, 기차, 오토바이를 타고 사막을 한 바퀴 돌아봤다. 사막하면 덥기만한 곳으로 여겼던 생각이 바뀌게 됐다. 고운 모래들이 바람에 의해 만들어 내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하지만 원래 이곳도 초원이었다고 한다. 온난화로 인해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황사의 발원지, 고비사막의 지류인 이 사막으로 인해 우리나라에 황사가 더 심각해지는 것은 아닌가 싶다. 사막으로 가는 길에 봤던 산을 보면 나무가 없거나 이제 막 심었는지 키가 작은 나무들이 많았다. 이 나무들이 빨리 자라 방패막이를 해야 황사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금세 마지막날이 됐다. 몽골의 상징이며 몽골 민족의 영웅인 칭기즈칸 능을 방문했고, 징기스칸의 제17세손 아륵탄한이 만든 고성(古城) ‘미대소’를 찾았다. 명나라 시대에 만들어진 유서 깊은 미대소는 건축 규모가 웅장하고 풍격이 독특하며 보존 상태가 매우 양호해 높은 역사·문화·예술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이번 여행은 어릴 적 밤하늘의 별을 보며 한가롭게 지내던 시절을 떠올리게 했고 중국의 또다른 모습을 보며 새로운 것들을 배운 귀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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