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래부터 반대어까지 소개
효과적 학습 가능하게 구성
“어휘력 향상에 도움됐으면”수업을 하다보면 교과서만으로 학습 내용을 설명하기 어려운 순간이 있다. 학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부교재를 만드는 교사가 적지 않은 이유다. 정광호 강원 육민관고 교사도 그랬다. 국어 수업시간이나 모의고사 문제 풀이 시간에 등장하는 속담, 한자성어를 설명하다 부교재를 떠올렸다.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면 속담, 한자성어가 심심찮게 나옵니다. 평소 자주 사용하지 않다보니 모르겠다고 말하곤 했죠. 그때그때 필요한 내용을 찾아 정리하고 수업에 활용했습니다. 하지만 일회성에 그치고 말았지요.”
어떻게 하면 부교재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20쪽 분량의 자료를 만들었다. 학기 초에 나눠주고 필요할 때마다 찾아보게 했다. 하지만 이 방법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잃어버리거나 훼손하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새로운 속담이나 한자성어가 나오면 적어 넣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었다. 정 교사는 “여러 번 시행착오를 경험한 끝에 책으로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책을 만들어야겠다는 욕심을 품으면서 시중에서 판매하는 속담집, 한자성어 책부터 살폈다. 그리고 대부분 뜻풀이 등 단편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데 그친다는 걸 알게 됐다.
“속담이나 한자성어를 접한 학생들이 어려움을 느끼는 건 뜻풀이에만 집중하기 때문입니다. 문제를 풀기 위해서 무작정 외우는 거죠. 문득, 표현이 생겨난 유래와 유사어, 반대어까지 한 번에 알 수 있다면 한결 이해하고 활용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속담플러스 한자성어 사전’은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축적한 자료를 바탕으로 엮었다. △속담(俗談)하고 나하고 △한자성어(漢字成語) 다 모여! △주제로 묶은 속담 △교수신문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 등 네 마당으로 구성했다. 국어사전을 찾을 때처럼 자음 순서대로 속담, 한자성어를 찾아볼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뜻풀이는 물론 유래, 유사어, 반대어, 활용 사례까지 담아 각종 시험과 논술 등에 활용 가능하다.
정 교사는 “이 책을 통해 학생들이 국어 교과뿐 아니라 모든 교과를 아우를 수 있는 어휘력을 길렀으면 한다”고 전했다.
“수능에서 속담, 한자성어를 묻는 문항이 한두 개에 불과한데 굳이 시간을 할애해 공부해야 하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속담과 한자성어에는 우리 선조들의 경험과 지혜가 녹아 있어요. 교훈을 주는 이야기, 비유적인 표현 등은 바른 정서를 함양하는 데 도움을 주죠. 특히 무한경쟁에 놓인 학생들이 자신을 돌아보고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그는 앞으로 내용과 형식을 보완해 완성도를 높일 계획이다. 또 국어교사로서 학생들의 올바른 우리말 사용 습관 형성과 인성교육에도 노력을 아끼지 않을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