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 따위가 비슷한 사람을 가리켜 ‘맞수’라는 말을 쓴다. ‘맞수’는 ‘맞적수’ 또는 ‘적수’라고도 한다.
(1)맞수(-手): 힘, 재주, 기량 따위가 서로 비슷해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상대 ≒맞적수
(2)적수(敵手): 재주나 힘이 서로 비슷해서 상대가 되는 사람
‘맞수, 맞적수, 적수’라는 말보다는 어쩌면 ‘라이벌’이라는 말이 더 익숙할지도 모른다. 서로 힘이 비슷한 사람을 ‘맞잡이’ 또는 ‘맞들이’라고도 한다. 이 말들 또한 ‘라이벌’을 대체할 만한 말이다.
(3)맞잡이: 서로 힘이 비슷한 두 사람 ≒맞들이
(4)맞잡다: 힘, 가치, 수량, 정도 따위가 대등하다
우리말에서 ‘맞-’은 일부 명사나 동사 앞에 붙어 ‘마주’ 또는 ‘서로 엇비슷한’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이다.
(5)맞담배: 서로 마주 대하여 피우는 담배
(6)맞절: 서로 동등한 예를 갖추어 마주 하는 절
(7)맞바둑: 바둑 급수가 같은 사람끼리 두는 바둑
상대방과 비슷한 상태에 이르는 것을 ‘맞먹는다’고 한다.
(8)맞먹다: 「1」거리, 시간, 분량, 키 따위가 엇비슷한 상태에 이르다
「2」힘, 지위, 수준 등에서 상대방과 대등한 상태에 이르다
강자끼리 싸우는 모습을 가리켜 ‘용호상박’이라 하고, 형제간에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는 뜻으로 ‘난형난제’라고도 한다.
(9)용호상박(龍虎相搏): 용과 범이 서로 싸운다는 뜻으로, 강자끼리 서로 싸움을 이르는 말
(10)난형난제(難兄難弟): 누구를 형이라 하고 누구를 아우라 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두 사물이 비슷해 낫고 못함을 정하기 어려움을 이르는 말
그 밖에도 ‘막상막하’, ‘백중지세’, ‘호각지세’, ‘대동소이’, ‘오십보백보’ 등이 다 우열을 가리기 어렵고 서로 비슷함을 나타내는 말이다. 최근에는 ‘도찐개찐’이라는 말도 들어봤을 것이다. ‘도찐개찐’이 아니라 ‘도긴개긴’이 표준어다.
(11)도긴개긴: 윷놀이에서 도로 남의 말을 잡을 수 있는 거리나 개로 남의 말을 잡을 수 있는 거리는 별반 차이가 없다는 뜻으로, 조금 낫고 못한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본질적으로는 비슷비슷해 견줘 볼 필요가 없음을 이르는 말
(12)긴: 윷놀이에서, 자기 말로 남의 말을 쫓아 잡을 수 있는 거리
제아무리 두 사람이 ‘맞잡이’라고 하더라도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도긴개긴’인데, 왜 그렇게 앙숙인지 모르겠다. 실력이 비슷한 사람끼리 선의의 경쟁을 하면 더 나은 효과가 나오지 않을까.
김형배 국립국어원 학예연구사·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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