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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연구

고개숙인 아이도 말문 트이는 Q&E학습의 기적

박순덕‧손해선 수석교사가 개발
하브루타-거꾸로교실 융합‧접목
학습 후 질문하고 설명하는 방식
노트에 ‘씽킹맵’으로 정리‧내면화
연구회 창립…수업법, 이론 전파



‘이 그림의 제목을 왜 ‘나와 마을’이라고 지었을까?’ ‘샤갈이 시골을 떠나 도시인 파리에서 살다보니 고향이 그리웠기 때문이 아닐까?’

9일 경기 은계초 3학년 미술시간. 짝지어 앉은 학생들이 질문을 주고받는다. 이번에는 대답했던 친구가 묻는다. ‘왜 집과 사람들을 뒤집어서 그렸을까?’ ‘아마 샤갈이 자신의 복잡한 생각을 표현한 거 아닐까? 음…나도 잘 모르겠다. 우리 이건 선생님께 여쭤보자!’

이 수업은 Q&E(Question and Explain) 학습의 한 장면이다. Q&E 학습이란 학생 스스로 교재를 분석하고 질문을 만들어 친구들과 공유한 후 나름대로 답을 정리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 학생 중심의 수업이다.

이 학습법은 손해선 경북 장량초 수석교사와 박순덕 경기 은계초 수석교사의 손에서 탄생했다. 질문하고 토론하는 ‘하브루타’와 미리 학습하고 수업시간에는 설명하는 ‘거꾸로 교실’, 모둠친구들과 함께하는 ‘협동학습’을 접목해 우리 교실과 교육적 상황에 맞게 최적화시킨 것이다.

손 수석교사는 “하브루타는 너무 토론 위주여서 40분 동안 수업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웠고, 거꾸로교실은 학생들이 차츰 과제를 안 해오면서 수업 참여도와 학습효과가 떨어지는 등 우리나라 실정과는 맞지 않는 부분들이 있었다”며 “박 수석 선생님과 뜻을 모아 2012년부터 개발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수업은 학습활동을 한 후 이해가 안 되거나 더 알고 싶은 부분에 대해 질문을 2~3개씩 만들어 짝지어 질문하고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필수품은 ‘Q&E노트’다. 이 노트에는 질문과 답변 내용을 적고, 하단에는 그날 배운 내용을 씽킹맵으로 정리, 내면화 할 수 있도록 했다. 두 수석교사는 이 노트의 양식을 특허등록하고 원하는 교사들에게 자비를 들여 무료로 배포하기도 했다.

손 수석교사는 “키포인트는 학생 스스로 하는 수업이라는 점이고 교사는 안내‧조언하는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학생들끼리 묻고 답하는 과정에서 오답이 나올 가능성을 대비해 수업 후 교사가 수정‧보완도 한다.

과목별로 조금씩 다르지만 ‘질문’을 만든다는 것은 공통적이다. 예를 들어 과학시간에는 실험이나 실습 활동을 마친 후 질문을 만들고, 국어‧사회‧도덕의 경우 학습자료를 활용한 후 해결하지 못했거나 더 알고 싶은 것 등을 소재로 질문을 만들도록 한다. 미술같이 활동 시간이 길 경우에는 설명하기만 하거나 구두로만 질문하기도 한다.

손 수석교사는 Q&E학습 적용 이후 학생 개개인을 파악하고 지도하기 좋아진 점을 가장 긍정적인 변화로 꼽았다.

“질문의 내용과 수준을 보면서 학생을 파악하다보니 어느 부분에 결손이 있는지 금방 알 수 있죠. 단어의 의미 자체를 묻는다거나 지난 시간에 배웠던 내용을 다시 질문하는 학생은 결손이 많은 학생이고, 이 아이들이 무엇을 모르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으니 보충도 용이하고요.”

학생들의 수업참여도가 높아진 점도 긍정적이다. 박 수석교사는 “수업시간에 질문하는 아이들만 하고 그렇지 않은 아이들은 소외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 수업을 하고부터는 말수가 적은 아이들도 입을 떼기 시작했다”며 “소극적이었던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변해 수업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면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친구의 질문에 이유와 근거를 제시하고 설명하는 과정에서 발표력과 표현력이 향상되는 것은 물론, 교재를 꼼꼼히 따지며 읽는 습관도 생긴다”며 “이 학습법의 효과성을 몸소 체험한 만큼 앞으로는 더 많은 선생님들에게 전파하는데 신경 쓸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두 교사는 현재 ‘한국 Q&E학습 연구회(cafe.daum.net/q-and-e)’를 창립하고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200여 명의 회원이 참여하고 있으며 홈페이지에 각 과목별 수업방법과 이론적 배경 등이 소개돼 있다.
연구회원들은 현재 Q&E학습을 함께 적용하고 문제점을 보완하면서 이론을 더욱 공고히 하는 중이다. 또 이를 바탕으로 관련 논문과 저서도 발표할 예정이다. 두 수석교사는 “학생 모두가 성공하는 수업을 실현하기 위해 더 열심히 연구하겠다”며 “관심 있는 교원들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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