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아도 교사들은 한결같이 ‘제자’를 가슴에 품었다. 더 나은 교육 환경을 만들어주고픈 마음, 꿈을 찾아주는 교육을 실천하고픈 의지, 됨됨이 갖춘 인재를 길러내고픈 열정까지…. 2016년 원숭이해를 맞아 본지가 마련한 ‘2016 교육계 신년 슬로건 공모전’에선 이 같은 스승의 마음을 고스란히 엿볼 수 있었다.
지난 12월 중순, 교총 회원을 대상으로 아이디어를 공모하고 내부 선정 과정을 거쳐 후보작을 가려냈다. 수상작은 지난달 24일부터 30일까지 회원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투표 결과로 최종 선정했다.
◇‘꿈길…’ 경험 바탕으로 한 진정성 돋보여
교원들이 최종 선택한 교육계 신년 슬로건은 ‘꿈길 진로교육, 마음길 인성교육’이다. ‘꿈길 따라 진로교육, 마음길 따라 인성교육’을 줄인 말로, 제자의 꿈을 찾아주고 마음을 다독이는 스승의 모습을 담았다. 전체 응답자의 33.2%(166명)가 선택했다. 아이디어를 제안한 김광환 대전 도마중 교사는 “아이들을 지도하면서 경험한 것, 느낀 것을 바탕으로 했다”면서 “함께 근무하는 동료들과 머리를 맞대고 떠올린 아이디어”라고 말했다.
김 교사가 재직 중인 도마중은 올해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사제동행’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그 과정에서 교사들은 진로·인성교육의 중요성을 절감했다. 특히 아프리카에 보낼 통학 가방 만들기 활동을 하면서 그동안 미처 몰랐던 아이들의 내면을 들여다봤다.
그는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던 학생들이 자신보다 더 어려운 처지의 아이들을 위해 정성을 다하는 모습에 뭉클함을 느꼈다”면서 “이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건 진로·인성교육이란 걸 알았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로 많은 득표수를 기록한 건 ‘다시 처음부터 먼저 기본교육부터(23.6%·118명)’다. ‘지금까지의 교육 성과와 발전에 안주하지 않고 성장하기 위해 처음 마음가짐으로 생각하자. 가장 먼저 사제동행, 인성, 관계 회복 등 기본부터 다시 생각하자’는 뜻이다.
장상훈 대구 성남초 교사는 “교육은 한 사회를 지탱하는 근본이자 모든 행위의 시작”이라면서 “새해에는 새로운 마음으로 기본부터 다지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에서 아이디어를 냈다”고 전했다.
다음으로 교원들의 지지를 받은 슬로건은 ‘바른 인성교육 창의적 리더의 초석(17.2%·86명)’ ‘미래의 원동력은 바로 선 인성교육(15.6%·78명)’이다. 각각 조명현 경북 경구중 교사, 임헌국 세종 연양초 교장이 제안했다. 두 작품 모두 교육계의 화두인 인성교육을 강조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조 교사는 “올바른 인성을 지닌 사람을 키우는 인성교육은 교육가로서 소명이다. 또 인성교육은 미래의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창조적이고 창의적인 리더를 양성하는 초석이 된다”고 설명했다. 임 교장은 “바른 인성이 형성된 인재만이 미래 사회와 국가 발전의 원동력으로 우뚝 설 수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행복·희망·인성교육… 교원들의 새해 염원 반영돼
지난해 교육계는 ‘다사다난’ 했다. 공무원연금 개혁부터 메르스 공포, 누리과정 대란, 전·현직 교육감의 선거 부정, 각종 교권 침해 사건까지…. 적지 않은 교사들이 극심한 피로감을 호소했다. 그래서일까. 교육계 신년 슬로건 응모 작품에는 새해를 맞이하는 현장 교원들의 간절한 열망이 반영돼 있었다.
가장 자주 등장한 키워드는 ‘인성’ ‘인성교육’이었다. 교육의 패러다임을 학력·입시 중심 교육에서 인성교육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는 발상의 전환에서 비롯된 결과로 보인다. 특히 심각해지는 양극화 현상, 학교폭력 등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인성교육 강화’라고 입을 모았다.
‘행복’ ‘희망’ ‘꿈’도 빈번했다. 2016년에는 학생, 교사, 학부모 등 교육 가족이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을 슬로건에 녹여냈다. 정치, 경제, 사회 등 총제적인 어려움에 빠진 우리나라를 일으켜 세울 희망을 교육에서 찾기도 했다. 또 미래의 주인공인 학생들이 자신의 끼와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체계적인 진로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밖에 ‘기본교육’ ‘교권 회복’ ‘함께’ 등을 조합한 슬로건도 눈길을 끌었다.
<신년 교육계 슬로건 공모 결과 발표> 축하합니다!
△최우수상 ‘꿈길 진로교육, 마음길 인성교육’ (김광환 대전 도마중 교사)
△우수상 ‘다시 처음부터 먼저 기본교육부터’ (장상훈 대구 성남초 교사), ‘바른 인성교육, 창의적 리더의 초석’ (조명현 경북 경구중 교사), ‘미래의 원동력은 바로 선 인성교육’ (임헌국 세종 연양초 교장)
△참가상 개별 공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