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총은 교육부가 교원치유지원센터를 내년 상반기까지 전국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충분한 예산과 인력 지원을 촉구했다.
교육부는 대전·부산·대구·제주 등 4개 시·도교육청을 2016년 교원치유지원센터 시범운영 기관으로 선정하고 총 3억 원의 예산을 지원한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이어 우수 모델을 발굴해 내년 상반기까지 모든 교육청이 운영하도록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에 대해 교총은 즉시 입장을 내고 "교총과 교육부가 지난해 11월 교섭합의한 교원치유지원센터 확대 이행을 환영한다"며 "교권보호는 물론 학교에서 감정근로로 고생하는 교원들이 도움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시범운영을 통해 운영상 미비점을 충분히 점검·보완하고 예산, 인력을 확충해 전국적 시행에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교권침해가 갈수록 빈발하면서 교원들의 정신적 고통은 이미 심각한 수준이다. 교총이 지난 2014년 3월 전국 유·초·중·고 교원 167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감정근로 인식조사'에서 '스트레스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답한 교원이 78.1%에 달했다. ‘퇴직까지 고려한 적 있다’는 교원은 72.2%나 됐다. 하지만 스트레스 해소방안에 대해서는 40.7%가 ‘별 방법이 없어 참는다’고 답해 치유 시스템 구축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교총은 교원치유지원센터 설립·확대를 교육당국에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그 결과 지난해 단협에서 교육부의 합의를 이끌어냈다. 또 지난달 9일에는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교총 주최 현장교원 간담회에서 교원치유지원센터를 활성화시킬 것을 거듭 약속했다.
하지만 교육당국의 지원체계는 걸음마 수준이다.
지난 2013년부터 교육부는 교권보호종합대책의 하나로 시범운영만 거듭하고 있고, 대부분의 시·도에서는 아직도 별도 조직 없이 소수 인력만으로 피해교원을 상담기관 등에 연결시켜주는 역할에 그치고 있다. 더구나 인사담당 부서가 겸임하는 경우가 많아 전문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번 시범운영 공모에서 최고점을 받은 대전시교육청 김선희 장학사는 "교육청마다 담당은 있지만 전문성은 부족하다"며 "당국이 상담기법과 인력풀 구성 방법을 적극 안내하고, 충분한 인력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A교육청 장학사는 "올해 우리 교육청은 담당인력이 5명에서 4명으로 줄었다. 거기에 기간제 교원 인력풀 관리, 단체교섭 등 다른 인사업무도 해야 한다"며 "교권도 결국은 인권인데 너무 중요치 않게 보는 것 같다"며 인식 개선을 주문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그동안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지난달 공포된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교권보호법)'을 근거로 교육청이 물리적 실체가 있는 센터를 구성해 체계적으로 관리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