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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학부모 맞춤형 연수, 공교육 신뢰 높아져



학부모 교육·연수 나선 학교들
부모-자녀관계 개선 방법부터
발달단계에 따른 교육법까지…
학부모 소통 창구로도 활용해

학부모들
“궁금증 해결하고 자기반성의 기회
현실적인 교육법 접하니 속 시원”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는 이미 우리 앞에 다가왔습니다. 스마트폰, 드론, 3D 프린터, 무크(Mook·개방형 온라인강의) 등으로 대표되는 소프트웨어(SW) 혁명은 우리 사회의 미래 모습을 보여줍니다. 자, 그럼 우리 아이들이 갖춰야 할 핵심 역량은 무엇일까요?”

지난 21일 서울서강초 1층 연수실. 학부모 80여 명의 시선이 강연자로 나선 심은석 한서대 교수(전 교육부 학교정책국장)에게 집중됐다. 심 교수는 창의적·비판적 사고 능력과 의사소통 능력, 정보독해력, 시민의식, 책무성 등을 꼽으면서 “이 같은 능력을 길러줄 수 있도록 진로교육의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미래 사회 전망과 올바른 자녀 교육’을 주제로 열린 학부모 연수 현장이다.

최근 부모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학부모를 대상으로 다양한 교육·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학교가 늘고 있다. 자녀의 발달단계에 따른 교육법, 부모-자녀의 관계 설정, 교육과정에 대한 이해 등 학부모의 니즈를 반영한 체계적이고 내실 있는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서울서강초가 대표적이다.

이날 진행된 연수 프로그램은 ‘우리 아이 진로 및 진학 로드맵’이다. 연간 5회, 총 10시간 동안 진행된다. 내로라하는 진로교육 전문가들을 강사로 초빙해 학부모들의 인기가 높다. 한 번 열릴 때마다 평균 70~80명이 참가 신청서를 낼 정도다.

학부모 김정순 씨는 “아이들의 발달 시기에 따라 궁금한 내용을 콕 집어 가르쳐주기 때문에 만족한다”며 “사회 트렌드와 동향을 반영한 현실적인 진로교육법을 배울 수 있어서 의미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학교장과 함께 하는 나들이’도 서울서강초만의 특색 프로그램이다. 허병훈 교장이 부임한 2011년부터 해마다 학부모들과 현장체험학습을 진행한다. 서울 고궁, 강화도 등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장소를 찾아 현장학습 지도 노하우를 학부모들에게 전수한다.

6학년, 2학년 자녀를 둔 황은하 씨는 “평소 여행을 갈 때마다 아이들을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몰라 막막했는데,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방법을 알게 됐다”며 “연수에 참여할 때마다 그동안 아이에게 했던 행동과 말을 반성하고 마음을 다잡게 된다”고 했다.

서울서강초는 이 밖에도 자녀 자존감 높이기 교육, 독서교육, 정보통신 윤리교육 등 다양한 분야의 학부모 교육·연수를 운영한다. 허병훈 교장은 학부모 연수의 참여도와 만족도가 높은 이유로 ‘연속성’과 ‘소통’을 꼽았다. ‘반짝’ 하고 끝나는 일회성 행사는 지양하고 학부모 설문을 통해 1년간 진행할 프로그램을 계획한 것이다.

그는 “우수한 강사를 섭외하고 학부모 맞춤형 주제를 선정했던 것도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는 데 주효했다”며 “학부모와의 소통 창구로 연수를 활용했더니 학교에 대한 불평·불만은 줄고 공교육에 대한 신뢰가 깊어지는 효과도 거뒀다”고 설명했다.

서울가재울초는 모든 학부모 연수를 학부모가 직접 기획하고 진행한다. 학부모회 산하에 학부모대표회, 학부모아카데미, 평화학교지원단, 놀이터지원단, 도서지원단, 급식모니터링, 배움자료지원단 등 7개 기능단을 조직해 학습 모임을 꾸려가고 있다.

또 서울금화초는 ‘금화 인성교육 학부모 교실’을 운영한다. 지난 5월에는 신청자 40여 명을 대상으로 3주 동안 아동기의 특성, 아이들의 마음과 습관을 바꾸는 대화법, 올바른 훈육법에 대해 알아보는 ‘아동기 부모교육’을 실시했다. 이달에는 ‘가정의 의미 재발견 및 중요성 인식’을 주제로 진행했다. 9월에는 아이와 부모가 함께 하는 ‘밥상머리 교육 체험 연수’를 계획 중이다.

전문가들은 학교에서 이뤄지는 부모교육은 가정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만큼 내용과 운영 방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소영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부모교육의 대상을 학생으로 확대해 어릴 때부터 부모의 역할과 마음가짐, 생명 기르기의 중요성 등을 가르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정종진 대구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학교 현장에서 부모교육에 나선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표준화 된 프로그램을 마련해 어떤 학교에서든 체계적인 부모교육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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