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업무보고를 위해 28일 열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은 역사 교과서, 누리과정 공방에 매몰돼 최근 논란이 된 섬마을 여교사 안전 대책, 교권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반면 자유학기제, 소프트웨어 교육 등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대해서는 교육부의 준비 부족을 한목소리로 지적했다.
◆관심 밖 ‘섬마을 교사 안전대책 = 교육부는 이날 오‧벽지 통합관사 70% 확충, 스마트워치 보급과 담당 경찰관 긴급 출동, 성폭력 예방교육 등을 골자로 한 ‘도서벽지 근무 안전 종합대책 마련’을 첫 번째 현안과제로 보고했다.
하지만 관련 질의에 나선 의원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새누리당 전희경 의원이 보도자료를 통해 신안 여교사 성폭행 사건 발생 후 2주나 지나 교육부에 늑장 보고된 사실을 지적한 정도였다.
게다가 부산에서 학교전담 경찰관들이 선도 대상 여고생과 성관계를 한 사건으로 사회적 파장이 컸는데도 불구하고 의원들은 학교전담 경찰관제도에 대해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오히려 의원들은 예상대로 국정 역사 교과서 집필진 비공개, 2개월 정도인 현장 검토 기간의 적정성 등을 놓고 공방만 되풀이했다. 또 누리과정 비용 부담에 대해 ‘지방교육정책 지원 특별회계법’ 제정,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비중 확대 등 서로 다른 해법을 제시하며 기 싸움만 이어갔다.
◆자유학기제 체험처 “안전한가” = 올해부터 전면 시행되는 자유학기제에 대해서는 체험처 안전대책 미비가 도마 위에 올랐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은 “교육부가 자유학기제 체험처의 안전과 프로그램 적합도를 대대적으로 점검한다고 했지만 7만 8000여 곳의 체험처 중 고작 1800군데만 점검했다”며 “이마저도 전북 4곳, 인천 6곳, 경북 12곳에 불과하다”고 질타했다. 대구(356곳), 경기(266곳), 경남(200곳), 서울(187곳) 등 일부 교육청 위주로 점검이 집중됐다는 지적이다.
새누리당 염동열 의원도 “체험처의 안전사고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는 만큼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은 체험처의 지역 편차를 우려했다. 전 의원은 “체험처 등 인프라 구축에 있어 지역 편차가 크면 오히려 교육격차를 더 벌릴 우려가 있다”며 “소외되는 지역, 아이들에 대해 더 신경 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소프트웨어교육 기반 미비 = 2015개정교육과정에 따라 초·중학교에 도입되는 정보 교육의 내실화를 위해 학교 지원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도 잇따랐다.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은 “정보 자격증을 소지한 교원이 1866명에 그쳐 중학교 필수 수업을 하려면 교원이 1200여명이나 부족한 상태”라며 “교원 수급을 위한 연수도 원격연수나 일시적 집합연수에 불과하다”고 대책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은 “정보 교육을 위한 최소한의 인프라인 컴퓨터가 노후화됐는데 내년 예산요구안에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며 “교육부는 시도교육청에만 책임을 미루고 있다”고 꼬집었다.
박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학생용 PC 구입 시기별 현황’에 따르면 조달청 제시 내구연한 5년을 초과한 비율이 35.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8년부터 정보 과목이 필수화된 중학교의 노후 컴퓨터 비율은 41.8%로 가장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