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포시장 SNS 페이지 개설
점포에 캐릭터·배너 제작, 설치
학교는 ‘시장방문의 날’ 계획매일 동네 전통시장을 지나 학교를 오가던 여고생 7명. 물건을 사고파는 사람들로 활기 넘쳐야 할 시장이 한산한 것을 보고 안타까움을 느꼈다. 특히 시장을 대표하는 역사 깊은 가게에 손님이 뜸해 늘 마음에 걸렸다. 그러다 ‘와글와글 신포通 프로젝트’를 떠올렸다. 지역 전통시장인 신포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학생들이 재능과 아이디어를 기부하는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를 기획한 건 인천 인성여고 사회·과학 동아리 P.I.S다. 3학년 이미영 양은 “사회과학계열 진학을 희망하다 보니 지역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가장 먼저 한 일은 시장 모니터링이다. 홍보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시장이 처한 상황을 살피고 방문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신포시장지원센터를 통해 시장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은 가게와 특색 있는 가게, 홍보가 필요한 소상공인 가게 중심으로 6곳을 추천 받았다.
이 양은 “상인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고 가게의 특성과 강점을 파악했다”며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았지만, 친구들과 힘을 합친 덕분에 수월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모니터링을 마친 후에는 홍보물 제작에 들어갔다. 가게의 특징을 살려 캐릭터를 제작하고 물건을 살 때 이용할 수 있는 쿠폰북과 가게 앞에 설치할 배너도 만들었다. 젊은 세대도 시장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도록 SNS 페이지(www.facebook.com/sinpomarket)를 개설하고 직접 촬영한 사진과 가게 소식, 역사, 편의시설 등을 소개했다.
3학년 임하은 양은 “직접 만든 배너를 가져다 드렸더니 먹을거리를 나눠주면서 무척 기뻐하셨다”며 “옆 가게 아주머니가 부러워하는 모습에 뿌듯함을 느꼈다”고 했다.
학생들은 시장의 터줏대감, 통닭집 할머니와의 인터뷰를 잊지 못한다고 했다. ‘음식 장사를 할 때는 (이윤을) 남기려 하지 말고 내 가족이 먹을 거라 생각하고 진심을 담아 만들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임 양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가업을 이어온 상인들의 자부심, 정직하게 가게를 운영하겠다는 경영 철학 등을 엿볼 수 있었다”며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 손으로 진행한 프로젝트가 상인들에게 도움이 된 것 같아 보람 있었다”고 전했다.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돕고 싶다는 마음에 시작한 작은 프로젝트였지만, 반향은 생각 이상이었다. 학생들의 아름다운 나눔 이야기가 지역사회에 알려지면서 학교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가 형성됐다.
정우미 신포국제시장지원센터 대리는 “기존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과 달리 상인 개개인의 맞춤형 지원이라는 점에서 상인들의 만족도가 높았다”며 “젊은 감각으로 디자인한 홍보물과 SNS 페이지 덕분에 침체됐던 시장에 활기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프로젝트에 참여한 상인들 모두 학생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고 덧붙였다.
정자영 교사는 “학교와 지역사회가 힘을 모아 시너지 효과를 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한 것 같다”며 “학교 차원에서 관련 활동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성여고는 오는 2학기에 전교생을 대상으로 ‘시장 방문의 날’을 운영할 예정이다. 전통시장을 직접 방문해 ‘소비 촉진 캠페인’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 P.I.S 학생들이 진행했던 프로젝트는 후배들이 물려받아 이어간다. 정 교사는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기까지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끝까지 해낸 학생들이 대견하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