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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연구

[박남기의 마음 나누는 교수학습법] 열정의 샘



대부분의 교수법 책은 교원 누구나 가르침에 대한 열정을 갖고 있다는 가정 하에 다양한 기법을 소개한다. 하지만 현실 속의 많은 교사는 좌절하고 에너지가 고갈되는 소진 현상에 시달리고 있다. 실제로 최근에는 교직만족도가 급속히 떨어지고, 우울 증세와 심지어 자살충동까지 느끼는 교사들이 크게 늘고 있다고 한다. 이런 교사들에게 필요한 것은 삶의 의미를 찾고, 가르침에 대한 열정을 회복하는 것이다. 지금 가르침에 대한 열정을 갖고 있는 교사들도 그 열정이 스러지지 않고 지속되도록 노력해야만 스스로에게 만족한 스승이 될 수 있다.

한국교육방송과 다큐 프라임 ‘최고의 교수’를 제작하기 위해 만나본 미국 최고의 교수들은 부침이 적고 늘 가르치는 열정이 가득한 것처럼 보였다. 대화를 나눠 보니 삶 자체가 열정으로 가득 찬 것을 알 수 있었다. 내 주위에도 어디에서 그런 에너지가 나오는지 알 수 없지만 끝없이 샘솟는 열정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연구에 전념하는 교수들이 상당수 있다.

이런 열정의 근원을 이해하지 않고 최고의 교수라는 사람들의 교수법만 배워서 사용하면 누구나 최고의 교수가 될 수 있을까?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아름다운 새의 깃털을 모두 모아 자기 몸에 붙이면 자기도 아름다운 새가 될 수 있을 거라 여긴 이솝우화의 까마귀 같다. 다른 새의 깃털을 잔뜩 붙여 아름다움을 뽐내는 새는 스치는 바람과 이슬비만 맞아도 초라한 몰골로 변하게 될 것이다. 싱그러운 그늘을 만들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나무는 자신의 잎사귀와 가지를 잘 가다듬어서가 아니라 자신의 뿌리를 튼튼하게 한 결과 그 모습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열정 유지를 위해 가장 중요한 필요조건은 기초체력이다. 인터뷰에 응한 대부분의 교수들은 운동할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가능하면 엘리베이터나 차를 타지 않고 빠른 속도로 걸어 다닌다고 했다. 연구와 강의준비로 시간에 쫓기면서도 그런 삶의 방식을 유지한 덕분인지 명교수로 알려진 그들은 일흔을 바라보는 나이와 무관하게 건강미가 넘쳤다. 주위에는 강의 준비와 연구에 짓눌려 건강을 소홀히 했다가 어려움을 겪는 교수들도 일부 있다.

몇 주 전 ‘타임즈’ 커버스토리에 나온 것처럼 지금까지 인류가 발견한 최선의 노화 지연 방법은 운동이다. 건강하지 않고서는 가르침의 열정을 이어갈 수 없음을 기억하자.

가르침에 대한 열정의 뿌리가 튼튼하려면 가르침을 통해 내가 학생들을 만족시키고 있는가가 아니라 나의 가르침을 내 스스로 즐기고 만족하는가가 중요한 화두여야 한다. 자기는 고통스럽지만 학생들을 만족시키면 된다는 생각으로 수업을 준비하고 진행하는 교사는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 억지로 미소를 짓다가 ‘미소스트레스’로 고통 받는 사람처럼 곧 소진될 것이다.

스스로 자신의 수업을 즐기고 만족하기 위해서는 매 학기 수업 내용에 새로운 내용이 추가될 수 있도록 예화와 질문, 그리고 주제를 갱신해가야 한다. 또한 새롭게 등장하는 교수법을 공부해 이를 반영하는 노력도 해야 한다. 물론 열정이 없으면 이런 활동도 하기 싫을 것이다.

그러나 교단에 남고자 한다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수업 준비에 억지로라도 시간을 투자하고 동료들과 교수법 공부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 결과로 학생들이 내 수업을 좋아할 때, 사라졌던 열정이 서서히 회복될 것이다.

대부분의 명교수들은 학생들과의 인간관계를 아주 중요시하고 있었다. 피츠버그대학의 골드스틴 교수 연구실 앞에는 학생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 잔뜩 걸려 있다. 연구실에는 학생들이 교수의 얼굴 모양을 본떠 만들어준 인형도 전시돼 있다. 골드스틴 교수는 학생들이 보내온 마음, 학생들과 함께 한 행복한 시간의 기억들이 자신을 늘 젊고 열정적이게 한다는 이야기를 해줬다.

수업에 대한 열정은 수업 시간 학생들과의 상호 교감뿐만 아니라 교실 밖에서의 만남을 통해 지속적으로 타오를 수 있음을 세계 최고 교수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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