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고사가 끝난 날 종례시간, 시험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다고 생각하는 아이들과 그렇지 못한 아이들의 명암이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었다. 그래도 결과에 만족하는 아이들보다는 아쉬움을 토로하는 아이들이 훨씬더 많았다.
종례를 마쳐갈 무렵 한 여학생의 눈물어린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종례가 끝나고 자초지종을 물은 결과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시험을 잘 못 본것보다, 학원에 가서 학원 선생님에게 혼날 것이 더 걱정된다. 시험을 못보면 많이 혼난다."는 것이었다. 주변에 있던 다른 아이들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시험 결과에 따라 학원에서 혼이 나는 일은 흔히 있다는 것이었다.
요즈음에는 학교에서도 시험결과를 가지고 학생들을 호되게 꾸짖는 일은 거의 없다. 다만 결과에 대한 깊이있는 상담활동으로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갖도록 하고 있을 뿐이다.
공교육에서도 없는 학생 꾸짖기가 학원가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것에 대하여 놀라움을 금치 못할 뿐이다. 정말로 눈에 보이는 성적만을 위해 학생들을 내모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렇게 된 것에는 당국의 교육정책 부재가 가장 큰 문제가 되겠지만, 학원은 학생들의 성적이 올라야만이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에 지나친 꾸중을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분명 잘못된 성적위주의 교육이라 하겠다.
물론, 모든 학원이 다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또 모든 학생들에게 다 해당되는 것은 더더욱 아닐 것이다. 그러나 만에 하나라도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은 그릇된 성적위주의 교육을 부추기는 역할을 학원이 한다고 밖에 볼 수 없다.
다 아는 이야기이지만, 공부라는 것이 누가 시켜서 억지로 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필요성을 느낄때 효과적이다. 그러한 것을 깨닫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교사와 학교가 해야 할 일이다.
학원도 눈에 보이는 성적만을 이야기하지 말고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위한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