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공간에서의 유해 정보 범람과 언어폭력을 막기 위해서는 학교에서의 사이버윤리교육이 보다 체계적이고 다양하게 실시돼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단순히 교재만 발간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체계적인 교수-학습방법을 제시하고 이를 담당할 교원에 대한 교육도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기응변 식으로는 안 된다=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20일 개최한 학술대회에서 추병완 춘천교대 교수는 "정부가 학교에서의 사이버윤리교육을 강조하고 각종 단체와 기관에서도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교재 등을 발간하고 있지만 비중이 매우 낮은 실정이고 실제적인 효과도 의문시되고 있는 형편"이라고 지적했다.
추교수는 또 7차 교육과정의 도덕과 교과서에 반영된 사이버윤리교육 내용을 살펴보면 초·중·고등학교에 걸쳐 고르게 반영되어 있으나 그 반영 비율이 매우 미약해 주로 현실 공간에서의 도덕적 행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추교수에 따르면 현재 사이버윤리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만이 강조될 뿐 어떤 목표와 내용 체계를 지향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와 노력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또 학교 생활의 모든 측면을 통해 이루어지지 못한 채, 도덕이나 컴퓨터와 같은 특정 교과를 통한 학습 활동에 국한되고 있다는 것이다.
교수 방법 부재와 교사 부족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당위성만 강조될 뿐, 어떤 방식으로 이뤄져야 하는가에 대한 연구가 부진한 실정이고 담당할 능력을 갖춘 교사도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사이버윤리교육과 관련된 대부분의 교사용 지침서에서조차도 이 교육을 실행할 수 있는 구체적인 교수 방법이 아주 소홀하게 취급되고 있다는 것이 추교수의 설명이다.
추교수는 "사이버윤리교육과 관련된 대부분의 개인 및 학교 홈페이지는 심각한 저작권 침해 행위를 서슴지 않고 있다"며 "출처도 밝히지 않은 채 개인 혹은 자기 학교가 만든 것처럼 사이버윤리를 소개하고 있는 실정이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상호 소통하는 프로그램 필요=추교수는 관련 전문가 집단의 학문적 활동을 지원해 줄 수 있는 연구 지원 체제가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 산하에 사이버윤리교육 연구팀을 설치해 지속적인 연구를 수행하고 공식적인 교육과정 및 지침서를 개발, 인정 교과서 수준의 교재 편찬, 구체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보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과 교육 활동과 교과외 교육 활동을 통해 사이버 공간과의 네트워크를 더욱 강화시킬 필요성도 제기됐다. 다양한 사이버 동호회 활동이 교과외 교육 활동과 연계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이고 청소년 단체 등과 연대하여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는 사이버 커뮤니티들의 자체 정화 활동을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추교수는 이밖에 ▲상담 클리닉 확대 ▲교사 연수과정에 사이버윤리 강좌 개설 ▲교육대학과 사범대학에 사이버윤리 관련 강좌 운영 등을 제안했다.
추교수는 "사이버윤리교육에서는 특정한 윤리 규범을 주입하는 것보다는 학생 활동에 초점을 맞추고 학생들을 능동적인 학습자로서 독려하는 형태의 교육 방법이 효과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