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에는 비가 오고 강의실안은 은은히 음악이 흐릅니다. 연수생들은 강사(사회자)님의 지도에 따라 '스킨십'을 체험하고 있습니다.
상대방을 꼬옥 껴안고 두 눈을 감고 포근함을 느껴봅니다. 감은 눈 속에 어머니가 보입니다. '어머니 나는 당신처럼 살지 않겠어요. 언제 나를 한번 따뜻하게 안아주신 적 있나요? 아버지와 사이가 좋지 않다고 우리들까지 미워하시지 않으셨나요? 갖은 고생, 갖은 수모 다 겪으면서 자식 때문에 못 떠난다고 핑계대시지는 않으셨나요?'
사회자의 독백에 주르르 눈물을 흘리고 맙니다. 내가 어머니가 되어 이제야 어머니의 자식 사랑을 알것 같습니다. 이제는 내가 어머니를 꼬옥 껴안아 드려야겠습니다. 연수생들은 두 줄로 서서 짝을 바꿔가며 상대방을 안아봅니다. 맨처음에는 상대방의 눈 속에서 나를 찾아낼 때까지 두 눈을 응시합니다.
그리고 고요히 눈을 감고 꼭 껴안습니다. 내가 제쳐 놓고 무관심했던 우리 반 학생을 떠올리며 그애를 더욱 꼭 안아줍니다. 나의 어린시절을 떠올리며 불쌍한 어린 나를 껴안아 줍니다. 또 짝을 바꿔 아련한 추억 속의 내 학창시절을 껴안아 줍니다.
2, 3분 후 포옹을 풀고 상대방의 눈을 그윽히 바라보며 느낌을 눈으로 말해 줍니다.
'그래 너는 꿋꿋하게 잘 견뎌왔어 참 장하다' '어머니 당신의 심정을 이제야 알것 같습니다.' '유미야 선생님이 너무 심했지? 받아쓰기 못했다고 놀지도 못하게 한 것 용서해 다오'
우리는 씻겨내리는 빗줄기에 가슴을 씻어냈습니다. 학교로 돌아가면 학생들을 더욱 사랑하고, 집으로 돌아가면 큰애, 작은애 구별없이 사랑을 나누어 주고, 뻣뻣한 남편을 가슴에 품어줄 것입니다. 하루에 다섯 번도 여섯 번도 인내심을 가지고 심장 소리를 들려주겠습니다.
학부모 교육 중 '스킨십' 체험을 하면서 얻은 감동들입니다. 연수는 재충전의 기회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해 준 유익한 강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