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더위가 가시고 신선한 가을을 맞이한다는 처서를 하루 앞두고 개학을 하였다. 아침부터 가는 여름이 아쉬운 듯 비가 내렸다. 2주간의 공백이 긴 탓일까? 왠지 모르게 학교 분위기가 낯설어 보이기도 했다. 교무실에 들어서자 선생님들은 저마다의 인사법으로 만남의 환희를 나누기에 바빴다.
교실에서는 오랜만에 만난 아이들이 방학 동안에 있었던 일들로 이야기꽃을 피우기에 여념이 없었다. 무엇보다 기쁜 일은 아이들 모두가 아무런 탈 없이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보게 된 것이었다.
방학을 잘 보낸 탓인지 어떤 아이는 얼굴이 새까맣게 그을려 방학 전보다 건강하게 보이기까지 했다. 한 여학생은 방학 동안 다이어트에 신경을 많이 쓴 탓인지 살이 빠져 얼굴을 못 알아 볼 정도였다. 대부분 아이들의 공통점은 방학 동안 육체적으로 무척이나 성숙했다는 점이었다.
우선 아이들에게 담당구역 청소를 하게 한 뒤, 수업 준비를 하라고 지시를 내렸다. 그리고 조회시간 새학기를 맞아 해야할 일과 다짐에 대해 간략하게 언급하였다. 그리고 방학 동안 있었던 수시 모집 1차 발표에 따른 경과 보고를 학생들에게 알려주었다. 개학 전에 3학년 담임 선생님들이 모여 결정한 내용과 교장선생님의 당부의 말을 수시 모집에 합격한 학생들에게 이야기해 주었다.
몇 명의 아이들은 수시 모집에 합격한 아이들이 부러운 듯 멋쩍게 쳐다보기까지 하였다. 한편으로 혹시라도 수시 모집에 낙방한 아이들이 기가 죽어 있을까봐 내심 걱정을 했는데 환하게 웃어주어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수시 모집에 떨어진 아이들을 위해 간단한 훈시를 해주었다.
“우리 대학에 떨어졌다고 해서 실망하지 말자. 그리고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하자. 앞으로 있을 수시 2차와 수능시험을 위해 최선을 다하자. 너희들은 분명히 해낼 수 있으리라 선생님은 믿는다. 알았지?”
아이들은 힘차게 “예”라는 대답으로 내 말에 힘을 실어 주었다.
“최후에 웃는 자가 승리자다라는 것을 기억하자. 알았지?”
사실 2학기는 2006학년도 수학능력시험에 따른 원서작성 및 수시 모집 2차 준비 등 해야할 일들이 산재하다. 그리고 시간이 날 때마다 아이들과의 상담 내지 수시 1차에 합격한 학생들의 추수지도까지 이 모두가 담임들이 해야 할 몫이다.
아무쪼록 새 학기 첫 단추를 잘 끼워 아이들 모두가 본인이 원하는 대학과 학과에 꼭 진학을 하여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게 되기를 간절히 빌어본다.